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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숙련공 27명 삼킨 창신메모리, 2.9년 만에 뱉어내고 디램 12% 삼켰다

- 15년 경력 27명 영입 뒤 26명 퇴사…기술 단기 흡수 후 방출 의혹
- 우회 이직 거쳐 연구 인력 7491명 급증…의원실 집계 점유율 12% 진입
- 범용 메모리 판가 하락 압박 가시화…국가 차원 퇴직 인재 안전망 시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반도체 핵심 인력 최소 27명이 중국 창신메모리로 이직한 뒤 이 가운데 26명이 회사를 떠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반도체 핵심 인력 최소 27명이 중국 창신메모리로 이직한 뒤 이 가운데 26명이 회사를 떠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은 2026년 10월 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반도체 핵심 인력 최소 27명이 중국 창신메모리로 이직한 뒤 이 가운데 26명이 회사를 떠났다는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대만 빅고 파이낸스는 2026년 10월 7일(현지시각) 해당 자료를 인용해 이들의 창신메모리 평균 재직 기간이 2.9년에 그쳤으며, 절반 이상이 협력사를 거치는 방식으로 전직 제한을 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메모리 제조사가 한국 기술진의 생산 노하우를 단기간에 흡수한 뒤 계약을 종료하는 흐름이 드러나면서 한국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가격 방어와 차세대 기술 격차 유지에 구조적 부담이 커졌다.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전 공정 숙련 인력 유입


대만 빅고 파이낸스에 따르면 창신메모리로 옮겨간 한국 인력 27명이 한국 대기업에서 근무한 기간은 합계 415.9년이다. 1인당 평균 15.4년에 달하는 현장 경력을 보유한 숙련 인력이다. 반도체 생산 현장을 20년 넘게 지휘한 고위급 인력 6명도 집계에 들어갔다.
인력 이동은 반도체 제조 전 단계에 걸쳐 발생했다. 직무별로는 회로설계 8명, 공정통합 7명, 단위공정·장비 4명, 수율·결함분석 4명, 첨단 패키징 2명이다. 미국 반도체 전문 매체 더인퍼런스는 2026년 10월 6일 동일한 자료를 인용해 공장 기획과 공정 지원 인력도 각각 1명 포함됐다고 전했다. 창신메모리를 퇴사한 인력 가운데 6명은 한국 기업으로 돌아왔고 2명은 미국 기업으로 이동했다.

전체 대상자 가운데 15명은 한국 기업을 떠난 뒤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나 외국계 법인, 대학 연구교수 자리를 거쳐 창신메모리에 합류했다. 최수진 의원실은 통상 1~2년 적용되는 전직금지 약정을 피하려는 우회 경로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개인별 계약 내용과 실제 수행 업무를 대조한 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약정 위반을 확정할 수는 없다. 퇴사자 중 7명은 화웨이 홍콩연구소와 하이실리콘 등 중국 내 다른 정보기술 기업으로 재이직했다.

3년 만에 세계 시장 점유율 12% 진입


창신메모리는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연구 인력을 급격히 늘렸다. 최수진 의원실이 인용한 창신메모리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2년 말 2606명이던 창신메모리 연구개발 인력은 2026년 6월 7491명으로 늘었다. 2022년 말과 비교해 2.9배 불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12.7% 증가한 에스케이하이닉스의 한국 연구직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속도다.

인력 확충은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 최수진 의원실 집계 자료를 보면 3년 전 점유율을 집계하기 어렵던 창신메모리의 세계 디램 시장 점유율은 2026년 2분기 기준 약 12%로 올라섰다. 대만 빅고 파이낸스는 중국 채용 대행업체들이 한국 기술진에 기존 연봉 대비 60%에서 100% 인상과 주거비 지원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성균관대학교 안유화 교수는 2026년 10월 6일 경제 전문 방송 채널에서 중국의 풍부한 공학 인재와 내수 생태계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세계 인공지능 과학자 순위에서 중국 연구자가 8만 명, 미국 연구자가 2만 명 수준이라며 중국 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자국산 메모리를 대량 소비하면서 품질과 수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한국 메모리 가치사슬 파급과 제도적 과제


창신메모리의 양산 능력 확대는 한국 기업의 범용 제품군을 직접 위협한다. 중국 기업이 자국 보조금을 앞세워 중저가 디램 공급을 대폭 늘리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레거시 공정 라인은 공급 과잉에 따른 판가 하락 압박을 받는다. 양사에 미치는 구체적인 피해 금액은 공시되지 않았다.
창신메모리가 최근 인공지능용 고대역폭메모리 설계와 실리콘관통전극 패키징 인력 채용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차세대 분야에서도 경쟁이 예고됐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내수용 저가 메모리 잠식이 심화해 한국 기업의 재고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 특화 메모리 시장에서도 점유율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장비 통제를 강화해 창신메모리의 극자외선 노광 장비 반입을 원천 차단하고 공정 미세화 수율 확보가 지연되면 이 추격 속도는 늦춰질 수 있다.

정부 차원의 법적 대응 한계와 보상 체계 정비는 시급한 과제다. 최수진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외국 기업의 합법적 채용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해마다 막대한 인력 양성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핵심 인재 유출을 막는 보상과 재취업 안전망 예산은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 유출 여부와 개별 퇴사 사유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만큼, 퇴직 기술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기보다 이들이 한국 산업 현장에서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관리 체계와 파격적 보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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