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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위기 속 비축망 사수"… 日 JERA, '석유 저장 전담 법인' 신설 단행

자회사 'JERA 오일 스토리지' 설립… 4개 국유 비축기지 운영 전문성 통합 및 2029년 완전 이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속 '250일분 비축'으로 방어 성공… 연료난 겪은 아세안과 극명 대비
다카이치 총리 주도 'POWERR Asia' 100억 달러 펀드 가동… 동남아 전략 비축 인프라 지원 착수
중동 분쟁 심화에 따른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국가 석유 비축 기지 운영을 전담할 신설 법인을 세운 JERA.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동 분쟁 심화에 따른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국가 석유 비축 기지 운영을 전담할 신설 법인을 세운 JERA. 사진=AFP/연합뉴스
중동발 무력 충돌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 차질과 국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본 최대의 발전 공룡인 JERA가 국가 전략 석유 비축기지의 통합 운영과 관리를 전담하는 신설 전문 법인을 설립했다.
도쿄전력과 주부전력의 합작사로 일본 전력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JERA는 전담 법인 'JERA 오일 스토리지(JERA Oil Storage)'를 공식 출범시키고, 현재 자사와 계열사들이 홋카이도 등 전국에서 분산 위탁 운영 중인 4개 핵심 국유 석유 비축기지의 운영권을 단계적으로 통합·이관하기로 했다.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지정학적 취약성 속에서도 세계 3위 수준인 '250일분 전략 비축유'를 바탕으로 에너지 위기를 성공적으로 방어해 낸 경험을 살려, 설비 유지보수와 비상 방출 체계의 전문성을 한층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아시아 역내 에너지 협력 틀을 통해 비축 인프라가 취약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으로 비축 시스템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10월 2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JERA는 국가 핵심 자산인 석유 비축기지의 운영 전문성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100% 출자 자회사인 JERA 오일 스토리지를 전날 정식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4대 국유 비축기지 운영 단일화… 2029년 4월까지 완전 이전 로드맵


JERA는 현재 홋카이도를 비롯해 일본 전역에 분산된 4곳의 국가 석유 비축 기지의 실무 운영을 도맡고 있다.

그동안 대형 원유 저장 탱크와 입출하 파이프라인 설비의 정밀 유지보수, 환경 안전관리, 자연재해 및 지정학적 위기 시 긴급 방출 대응 등 복합적인 엔지니어링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신설 법인인 JERA 오일 스토리지는 이들 비축 기지의 관리 인력과 운영 자산을 단계적으로 흡수하게 된다.

JERA는 발표문을 통해 숙련된 현장 운영 전문성을 전담 법인으로 온전히 이전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오는 2029년 4월경 기지 관리 및 방출 실무 전반을 신설 법인으로 완전 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봉쇄 위기서 빛난 '250일분 비축'… 아세안 에너지난과 대조

이번 전담 법인 출범의 결정적 배경에는 중동 분쟁으로 현실화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이란과의 군사 충돌 여파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항이 극도로 제한되면서 아시아 주요국들은 심각한 에너지 쇼크에 직면했다.

그러나 일본은 사태 초기 기준 250일분의 국내 소비량을 감당할 수 있는 세계 3위 규모의 방대한 전략 석유 비축분을 사전에 확보해 두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위기 발생 직후인 지난 3월 중순 비축유를 선제적으로 시장에 긴급 방출하며 정유·발전 시설의 가동 중단 사태를 막아냈고, 중동 의존도가 극도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타국에 비해 원유 공급망 충격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흡수해 냈다.

이는 전략 비축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극심한 주유 대란과 산업용 발전 연료 고갈에 시달려야 했던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신흥국들의 참담한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POWERR Asia' 100억 달러 프로그램 연동… 아세안 공동 비축 지원

위기를 계기로 동남아시아 각국에서도 국가 비축유 확보가 국가 생존 과제로 급부상했다.

현재 '아세안 및 동아시아 경제연구소(ERIA)'의 주도 아래 아세안 회원국 간의 '역내 다자간 공동 석유 비축 메커니즘' 구축 방안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제안한 아시아 에너지 협력 프레임워크인 '파워 아시아(POWERR Asia)' 구상을 본격 가동했다.

총 100억 달러(약 13조 4,000억 원) 규모의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은 동남아 우방국들을 대상으로 원유 저장 탱크, 해상 입하 하역 설비, 비상 방출 파이프라인 시스템 등 비축 기지 인프라 구축을 기술적·금융적으로 전폭 지원할 방침이다.

JERA가 설립한 전담 법인은 일본 본토의 250일분 비축망을 철통같이 방어하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향후 일본 정부의 POWERR Asia 프로그램과 연계해 아세안 국가들의 전략 비축 시설을 설계하고 운영을 수탁 관리하는 해외 인프라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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