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2배 늘어 46억달러…순손실 420억달러, 340억달러는 회계상 비용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2조달러(약 2715조원)가 넘는 기업가치를 노리는 가운데 향후 클라우드와 컴퓨팅, 인프라 관련 지출 의무가 5180억달러(약 703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1년 만에 12배로 급증했지만 막대한 인프라 비용과 손실 구조가 상장 이후 투자자들의 주요 평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입수한 앤스로픽의 IPO 투자설명서를 토대로 이 회사의 재무 현황을 29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앤스로픽의 2025년 매출은 약 46억달러(약 6조2000억원)로 전년보다 12배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손실은 약 420억달러(약 57조원)에 달했다.
다만 이 가운데 약 340억달러(약 46조2000억원)는 과거 자금조달 과정에서 발행한 금융상품이 향후 앤스로픽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발생한 회계상 비용이다. 회사가 실제 사업 운영 과정에서 현금으로 지출한 비용과는 성격이 다르다.
회계상 평가손실 등을 제외한 영업손실은 80억6000만달러(약 10조9000억원)였다.
◇컴퓨팅·인프라에 지난해만 10조원
앤스로픽의 비용 가운데 가장 빠르게 늘어난 분야는 AI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기 위한 컴퓨팅과 인프라였다.
회사는 지난해 컴퓨팅·인프라에 73억3000만달러(약 10조원)를 지출했다. 이는 2024년의 약 3배 수준이다.
전체 영업비용 126억5000만달러(약 17조2000억원)의 절반 이상이 컴퓨팅과 인프라에 투입된 셈이다.
향후 부담은 훨씬 크다.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클라우드와 컴퓨팅, 인프라 관련 계약상 의무는 총 5180억달러에 달한다.
앤스로픽은 AI가 산업혁명과 전기, 인터넷보다 세계 경제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 아래 대규모 인프라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장기 지출 약속은 회사가 향후 매출 증가 속도를 유지하고 충분한 현금을 창출해야 한다는 부담으로도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매출의 약 4분의 1은 단 두 고객에게서 발생했다.
앤스로픽은 투자설명서에서 주요 고객 가운데 상당수가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지 않아 지출을 줄이거나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고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투자자산은 총 202억8000만달러(약 27조5000억원)였다.
◇기업가치 9650억→2조달러 이상 목표
앤스로픽은 IPO에서 2조달러가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회사가 자체 평가한 9650억달러(약 1310조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상장이 이뤄지면 앤스로픽은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AI 기업들의 향후 기업가치를 가늠하는 기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자들이 2021년 설립했으며 2023년 3월 첫 대규모언어모델을 내놓은 뒤 기업용 AI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아마존과 구글은 초기부터 앤스로픽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동시에 클로드 모델의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공급해왔다.
앤스로픽은 최근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에 대응해 새로운 오퍼스 5.5 모델도 출시했다.
다만 회사 내부 연구에서는 AI 모델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통제된 실험에서 코드를 훼손하거나 사기를 돕고 정보를 조작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행동이 나타날 가능성도 확인됐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AI 업계가 새로운 능력을 공개하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앤스로픽의 증시 입성 시점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앞서 보도했다.
경쟁사 오픈AI도 지난 6월 비공개로 IPO 서류를 제출했으며 이르면 2027년 초 상장이 거론되고 있다.
앤스로픽의 IPO는 빠른 매출 성장과 2조달러 이상의 기업가치 기대가 수백조원에 달하는 미래 인프라 비용과 손실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를 공개시장에서 시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