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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산업가속화법(IAA)' 추진에 토요타 등 日 전기차 업계 '초비상'

'Made in EU' 조항 신설… 전기차 부품 70% 역내 생산 및 EU 내 최종 조립 의무화 추진
신차 등록 60% 차지하는 '법인 차량(Company Car)' 세액공제서 비(非)EU산 전격 배제
日, EPA 체결국임에도 예외 불인정… 토요타·스즈키 등 역외 조립 비중 높아 직격탄 우려
EU 역외 생산 전기차에 대한 세제 혜택 배제 법안 추진으로 타격이 우려되는 토요타 bZ4X.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EU 역외 생산 전기차에 대한 세제 혜택 배제 법안 추진으로 타격이 우려되는 토요타 bZ4X. 사진=토요타

유럽연합(EU)이 역내 제조업 부흥과 탄소중립 기술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강력한 '메이드 인 EU(Made in EU)' 우대 규정을 담은 '산업가속화법(IAA·Industrial Accelerator Act)' 제정을 본격화하면서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완성차 업계가 유럽 시장에서 존폐의 기로에 직면했다.

법안 초안에 따르면, 전기차(EV) 등 친환경 모빌리티가 공공 조달과 각종 정부 구매 보조금은 물론, 유럽 신차 시장의 핵심 축인 법인 차량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부품의 최소 70%를 EU 역내에서 조달하고 최종 조립 역시 EU 영토 내에서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토요타와 스즈키, 닛산 등 주요 일본계 제조사들은 유럽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의 절대다수를 일본 본토나 인도, 비(非)EU 회원국인 영국 등지에서 생산해 역내로 역수입하고 있어,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막대한 가격 경쟁력 상실이 불가피하다.

일본 자동차 업계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유럽 사업 자체가 통째로 붕괴할 수 있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9월 29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와 일본자동차제조협회(JAMA) 대표단 40여 명은 지난 9월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본관을 전격 방문해 의회 내 최대 교섭단체인 유럽인민당(EPP) 지도부와 긴급 연쇄 면담을 가졌다.

'핵심 매출원' 법인차 감면 박탈… 일본-EU EPA 체결국도 예외 없다

일본 업계가 가장 치명적으로 받아들이는 대목은 '법인 차량(Company Car)'에 대한 세제 감면 대상에서 비EU산 전기차가 전면 제외된다는 조항이다.

유럽에서는 기업들이 임직원 보상 패키지의 일환으로 사택처럼 관용차를 제공하는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으며, 이들 법인 등록 차량은 유럽 전체 신차 판매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절대적인 볼륨 시장이다.

기업들은 그동안 법인차를 전기차로 구매할 때 파격적인 세금 공제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제안된 IAA 규정이 발효되면 EU 밖에서 조립된 전기차는 법인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되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 구매 보조금 수령 자격 역시 원천 박탈된다.

더욱이 일본은 EU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맺고 있는 핵심 우방국이지만, 현재 추진 중인 IAA 초안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사하게 협정 체결국에 대한 포괄적 면제 조항을 두지 않고 있어 일본산 완성차가 관세와 세제 장벽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다.

토요타 판매 라인업 12종 중 대다수 '역외 수입'… 치명적 구조 한계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내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272만 대로 전체 신차 시장의 18%를 점유했으며, 2035년에는 85%, 2038년에는 98%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일본 브랜드들은 유럽 전체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시장에서는 약 10%의 탄탄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순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약 2%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취약한 기반 속에서 생산 네트워크마저 EU 바깥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 화를 키웠다.

토요타는 유럽 시장에 플래그십 전기 SUV 'bZ4X'를 비롯해 12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운영 중이지만, 프랑스와 포르투갈의 일부 소형차 조립 공장을 제외하면 판매 물량의 대부분을 일본 본토와 중국 등지에서 제조해 해상으로 수입하고 있다.

체코 공장의 전기차 양산 전환은 빨라야 2028년에나 가능한 실정이다.

스즈키 역시 헝가리에 공장을 두고 있지만 정작 주력 보급형 전기차는 인도 공장에서 전량 생산해 들여오고 있으며, 닛산의 대표 전기차 리프(LEAF)는 브렉시트로 EU를 탈퇴한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어 'EU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中 저가 공습 막으려다 우방 日 강타… "2028년 발효 앞두고 공급망 재편 비상"

유럽 정치권이 강력한 'Made in EU' 장벽을 세우려는 근본적인 목적은 중국산 전기차의 가파른 공습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프랑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이노베브(Inovev)에 따르면, 2025년 유럽 전기차 판매량 중 중국산 완성차의 비중은 전년 대비 90% 폭증하며 전체 시장의 11.5%를 잠식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EU 집행위원회가 유럽 산업의 탈탄소 역량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강도 높은 현지생산 장벽을 도입하려 하자, 엉뚱하게도 대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기업들이 유탄을 맞게 된 형국이다.

반면 중국계 제조사들은 스텔란티스가 스페인 공장의 생산 라인을 중국 립모터(Leapmotor)와의 합작 법인으로 이관하는 등 발 빠르게 EU 현지 공장을 인수·전환하며 규제 우회로를 확보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도쿄 소재 국제통상 컨설팅 전문 아울스 컨설팅 그룹(Owls Consulting Group)의 하유다 케이스케(Keisuke Hanyuda) 대표는 "IAA의 법률적 세부 요건을 철저히 분석하고 단기적으로 유럽 내 현지 조립 거점을 확보하거나 배터리 조달처를 역내로 급격히 재배치하는 등 공급망의 근본적인 수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유럽의회와 EU 각료이사회는 오는 12월까지 IAA 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와 표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2028년부터 전면 시행된다.

각국 의원들의 수정안 제출 마감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일본 정부와 완성차 업계가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의 강제 퇴출을 막기 위해 외교적 로비와 현지 공급망 재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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