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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중국 주도 '엠브릿지' 탈퇴... 달러 패권 속 중동의 실리 선택

사우디 중앙은행, 2025년 5월 개념증명(PoC) 마친 뒤 엠브릿지 공식 종료
BIS 이어 사우디 이탈... 상용화 앞두고 미·중 통화 패권 갈등 부각
달러화 결제망 유지 속 한국 수출입 기업 시스템 이중 구축 부담 완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IMF(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WB) 춘계 회의에 참석한 아이만 M. 알 사야리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총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IMF(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WB) 춘계 회의에 참석한 아이만 M. 알 사야리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SAMA)이 중국이 주도해 온 다자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플랫폼 '엠브릿지(mBridge)'에서 공식 탈퇴하며 탈달러화 연대와 거리를 뒀다.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각) 이 사실과 함께 상업 운영 개시를 앞두고 미·중 간 금융 안보 갈등이 수면 위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탐색적 참여에서 탈퇴까지... 사우디의 계산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SAMA)은 2023년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프로젝트의 옵서버 회원으로 엠브릿지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24년 플랫폼의 기본 버전인 최소 기능 제품(MVP) 개발과 개념증명(PoC)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SAMA는 공식 성명을 통해 "계획에 따라 2025년 5월 13일 엠브릿지 개념증명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이에 따라 참여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애초 기술 시험을 위한 탐색적 참여였던 만큼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SAMA가 비공식 소통을 이어가면서도 공개적인 연루는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달러 패권 수호 나선 미국과 엠브릿지의 한계


엠브릿지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각국 중앙은행이 자국 디지털 화폐로 직접 거래하도록 설계된 외환 결제 시스템이다. 미 달러화의 중개 역할을 축소해 거래 시간과 수수료를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사우디 외에 중국인민은행, 홍콩통화국, 태국은행,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이 초기 개발에 동참했다.

플랫폼 조성을 이끌던 BIS는 2024년 10월 프로젝트에서 손을 뗐다. 당시 BIS 측은 사업을 중앙은행 파트너들에게 이관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으나, 미 워싱턴 당국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은 스위프트(SWIFT) 등 기존 결제망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엠브릿지가 남용될 가능성을 경계해 왔다.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미국 동맹국들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실리를 탐색하면서도 미국의 반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 결제망 유지


중국 주도 결제 플랫폼에서 사우디가 공식 이탈함에 따라 글로벌 외환 결제망의 탈달러화 추진 속도도 조정받을 전망이다.

사우디의 이탈로 중동과 중국 간 원자재 대금의 위안화 직접 결제 전환이 지연되면서, 한국의 대중·대중동 수출입 기업들은 기존 달러 결제 체계 안에서 안정적인 거래를 이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결제 시스템을 이중으로 구축해야 하는 초기 비용 리스크가 감소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엠브릿지의 상용화 단계 진입 여부와 남은 산유국들의 행보다.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회원국이 원유 대금 결제에 디지털 화폐를 전면 도입할지, 혹은 미·중 간 디지털 통화 분절화가 심화될지 여부가 글로벌 외환 시장의 주요 변수로 남아있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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