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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의 정상 협력 훼손 말라"… 시진핑, 美 제재 압박에 '맞대응' 경고

美 재무부, 中 기업 무더기 제재 및 '대형 국유은행 겨냥 2차 제재' 압박
中 외교부 "모든 필요한 조치로 권익 수호"… 희토류·대만 카드 쥐고 '버티기' 돌입
美 항모 중동 차출로 아시아 안보 공백… 9월 24일 워싱턴 미·중 정상회담 핵심 뇌관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월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만찬을 위해 도착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월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만찬을 위해 도착했다. 사진=AP/뉴시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 기업과 대형 금융기관을 겨냥한 전방위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압박에 나선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거부 의사를 밝히며 정면충돌했다.

오는 9월 24일 워싱턴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정상회담을 불과 수주 앞두고, 이란 전쟁을 둘러싼 양국의 지정학적 힘겨루기가 미·중 관계의 새로운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8월 26일(현지시각) 미국 종합 금융 뉴스 통신사 블룸버그(Bloomberg News)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수십 개의 중국 기업을 제재 목록에 올리고 이란과 거래하는 중국의 '주요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경고하자, 중국 정부는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즉각적인 맞대응을 천명했다.

린젠(Lin Jian)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이란 간의 경제 협력은 국제법적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상적인 교류로, 어떠한 외부 간섭이나 훼손도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은 자국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All necessary measures)'를 단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中, 이란 경제 생명줄… "대가를 받지 않는 한 트럼프 도울 이유 없어"


중국은 미국의 해상 봉쇄 조치 속에서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며 테헤란 정권의 사실상 유일한 경제적 생명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이란 전쟁 종식이나 대(對)이란 제재에 조기 협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중동 정책 자문관을 지낸 제시 마크스(Jesse Marks) 리흘라 리서치 설립자는 "중국은 분쟁이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것을 경계하지만, 상응하는 막대한 외교적 대가를 받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전략을 도와줄 이유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의 전력이 중동으로 쏠리는 상황은 중국에게 전략적 반사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은 이달 아시아에 주둔하던 유일한 항공모함을 중동 해역으로 재배치했으며, 이란 포위 작전으로 인한 군수 자원 부족으로 한·미 연합 훈련 일부를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의 아시아 지역 군사 억제력이 분산되면서,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등 핵심 영유권 주장 지역에서 한층 더 자유로운 군사적 운신의 폭을 확보하게 됐다.

'희토류 독점권' 쥔 중국 vs '국채 금리 폭등' 묶인 미국


워싱턴이 중국 대형 은행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 집행을 망설이는 배경에는 중국의 치명적인 보복 수단과 미국 내부의 경제적 취약성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스마트폰부터 첨단 미사일까지 필수적인 글로벌 핵심광물 및 영구자석용 희토류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면적 관세 공세 당시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어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낸 바 있으며, 이번에도 대형 금융 제재가 가해질 경우 강력한 보복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미국 재무부 역시 중국과의 전면적 금융 충돌이 가져올 충격을 경계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폭파하고 싶지는 않다"며 수위 조절을 시사했다.

현재 미국은 장기 국채 금리가 10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고 국가 부채가 40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갤런당 4달러를 넘는 고유가로 인해 극심한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해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미국이 대중 제재를 일방적으로 강행하기보다는 과잉생산 관세율을 중국 측과 사전 조율된 수준(7.5% 안팎)으로 억제하며 정상회담 전 파국을 막으려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9월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대만·무기 판매' 빅딜 저울질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의 존 궁(John Gong) 교수는 "미국 역시 중국이 이란 요구에 전적으로 응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으며, 실질적으로는 소폭의 양보를 유도하려는 목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이란산 원유 결제 대금의 중국 내 은행 동결이나 이중용도 물품 수출 통제 강화 등 일부 유화책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이에 상응해 미국이 '대만에 대한 140억 달러 규모의 무기 수출 보류' 등 중국의 핵심 이익(Red line)에서 동등한 양보를 내놓아야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압박과 중국의 정면 반발은, 향후 ‘9월 2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출될 통상 관세 유예 및 중동 정세 중재 타협안의 성패’와 더불어 ‘글로벌 달러 결제망 제재와 자원 무기화가 맞부딪히는 신냉전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늠할 결정적 시금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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