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美 테네시에 13종 금속 처리 제련소 구축과 이그네오 인수 등 원천 단계 장악
SK에코플랜트 10억 달러 투자한 'SK tes' 전미 확장… 스미토모·미쓰비시·JX도 지분 인수 가속
美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온쇼어링' 틈새… "물리적 현지화 넘어 '외국 소유권' 안보 규제 쟁점 부상"
SK에코플랜트 10억 달러 투자한 'SK tes' 전미 확장… 스미토모·미쓰비시·JX도 지분 인수 가속
美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온쇼어링' 틈새… "물리적 현지화 넘어 '외국 소유권' 안보 규제 쟁점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첨단 전자제품 교체 주기가 맞물리면서 폐전자제품(E-스크랩)과 IT자산처분(ITAD) 시장이 핵심광물 공급망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대표 산업 그룹들이 북미 현지의 전자폐기물 수집·전처리 기업들의 지분을 직접 사들이며 공급망 최상류층(오리지네이션·Origination)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8월 19일(현지시각) 북미 자원 순환 전문 매체 리소스 리사이클링(Resource Recycling·E-Scrap News) 분석 보도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고려아연, 스미토모, 미쓰비시 머티리얼 등 한·일 메이저 기업들이 미국 내 전자폐기물 수집과 1차 파쇄·가공 업체들의 경영권과 지분을 잇달아 인수하는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단순히 폐회로기판(PCB) 등 스크랩 원료를 스팟(현물) 시장에서 구매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원료를 최초로 발생·처리하는 '원천 단계' 기업의 소유권을 직접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정제 공급망을 내재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SK 선제적 영토 확장… 日 상사·제련소 '동맹 연합' 맹추격
SK에코플랜트(SK tes)는 지난 2022년 2월 글로벌 ITAD 전문기업 테스(TES) 지분 100%를 약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에 전격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SK tes'로 변경하고 버지니아, 조지아, 워싱턴주 등 미국 전역의 주요 테크 거점에 ITAD 및 전자폐기물 처리 인프라를 대폭 확장하고 있다.
고려아연(Korea Zinc)은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 이그네오(Igneo/PedalPoint)와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 카타만 메탈스(Kataman Metals)의 지분 다수를 인수한 데 이어, 현재 미국 테네시주에 총 13종의 희소·귀금속을 재활용 원료로부터 추출·정제할 수 있는 최첨단 제련소를 건설하고 있다.
이는 원료 수집(오리지네이션)부터 최종 정제까지 북미 현지에서 완결하는 가장 직접적인 온쇼어링 모델로 평가받는다.
일본 기업들도 종합상사와 비철금속 제련소 간의 연합 전선을 구축해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스미토모 상사 미주법인(Sumitomo Corp. of Americas)은 텍사스에 본사를 둔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전문 ITAD 기업인 '그린텍 솔루션즈(GreenTek Solutions)'의 지분을 인수했다.
미쓰비시 머티리얼(Mitsubishi Materials)은 미국 전자폐기물 및 ITAD 처리 기업인 '엘리멘탈 USA(Elemental USA)'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JX 메탈스·소지츠는 앞서 소지츠(Sojitz)와 JX 메탈스는 캐나다 최대 전자폐기물 수집·처리 기업인 '이사이클 솔루션즈(eCycle Solutions)'에 공동 투자하며 일본 본국 제련소로 유입되는 원료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광산 없는 한·일의 생존 전략"… 美 인허가 병목 속 日 제련소로 원료 유입
이처럼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북미 전자 스크랩 수집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배경에는 국내 천연 광산 기반이 사실상 전무한 한·일 제련 산업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
고려아연, 미쓰비시 머티리얼, JX 메탈스 등은 수십 년간 수입 광석뿐만 아니라 2차 원료(스크랩 및 부산물) 정제 기술을 고도화해 왔으며, 폐전자제품에서 금·은·구리·팔라듐 등을 회수하는 기술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미국 현지는 엄격한 환경 규제와 복잡한 인허가 절차로 인해 폐기판에서 나오는 막대한 양의 귀금속을 자체 소화할 정제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수집된 폐기물 원료는 대부분 해외, 특히 일본과 한국의 대형 제련소로 운송되어 고순도 금속으로 정제되어 왔다.
여기에 2026년 3월 일본 경제산업성(METI)과 외무부가 발표한 '미·일 핵심광물 프레임워크' 등 동맹국 간 자원 공급망 협력 정책과 일본의 장기 저금리 자금력이 결합하면서 북미 ITAD 기업 인수가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美 중요광물 정책의 맹점… "물리적 국내 가공 vs 외국인 소유권" 쟁점 대두
자원 안보 전문가들은 이러한 한·일 자본의 진출이 미국 정부의 '중요 광물 공급망 정책'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CHIPS Act), 국방물자생산 인센티브 등은 광물이 '채굴·가공·정제되는 물리적 지리 위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고려아연이 테네시에 건설 중인 제련소처럼 공장이 미국 땅에 지어지면 법적인 온쇼어링 요건을 충족한다.
그러나 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외국 정부나 해외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비상시 방산 및 첨단 기술용 핵심 원자재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면, '국내 물리적 가공 인프라의 외국인(동맹국) 소유권 문제' 역시 향후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나 국방부(DoD)의 정책적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핵심 안보 동맹국이며, 미국 내 처리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첨단 기술력과 대규모 자본 투자는 북미 순환경제 구축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자본의 북미 E-스크랩 공급망 수직 계열화는, 향후 ‘폐배터리와 ITAD를 포괄하는 글로벌 도시광산(Urban Mining) 자원 선점 경쟁’과 더불어 ‘미국 중심의 프렌드쇼어링 공급망 내에서 소유권 거버넌스와 자원 안보 간의 균형’을 가늠할 핵심 거시 원자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