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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상업용 최대 '모래 배터리' 가동… 지역난방 탈탄소 물꼬

2000t 규모 비누 돌 채워 100MWh 열에너지 비축… 여름 한 달·겨울 일주일 난방 공급
희토류 쓰지 않는 열저장 대안 부각… 한국 신재생 인프라 전환 시사점 제기
핀란드 남부 포르나이넨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상업용 모래 배터리가 구축되어 지역난방 공급에 돌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핀란드 남부 포르나이넨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상업용 모래 배터리가 구축되어 지역난방 공급에 돌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북유럽에서 대규모 열저장 시설이 가동을 시작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동시에 화학적 배터리와 달리 희토류 채굴 의존도를 낮춘 친환경 대안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에너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의 7월 25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핀란드 남부 포르나이넨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상업용 모래 배터리가 구축되어 지역난방 공급에 돌입했다.

도입된 대형 모래 배터리는 높이 13미터, 폭 15미터 규모이며 내부에 분쇄된 비누 돌 2000t을 채워 100메가와트시(MWh) 규모의 열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00t 비누 돌 채운 대형 사일로… 화석연료 난방 대체


포르나이넨시의 지역난방 공급을 맡은 로비산 램푀가 발주하고 폴라 나이트 에너지가 개발한 모래 배터리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잉여 전력으로 사일로 내부의 매개체를 고온으로 가열하는 열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다.

고단열 사일로 구조에 열을 저장해 보존할 수 있으며 필요할 때 열교환기를 거쳐 지역난방 네트워크로 온수를 공급한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같은 화학적 전력 저장 방식과 달리 희토류 원자재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해당 시설은 포르나이넨 주민 5000여 명에게 여름철에는 약 한 달, 겨울철에는 일주일 동안 난방 수요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로 인해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난방 네트워크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70% 감축했으며 목재 칩 사용량도 60%가량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전환과 지역난방 시사점


핀란드의 시도는 한국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과정에서 전력망 안정성과 계통 연계 문제를 고민하는 에너지 업계에 시사점을 던진다.

증권가와 에너지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력 과잉 공급과 계통 불안정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중심의 전력 저장 외에도 열에너지 저장 같은 비리튬계 대안 기술을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이 탈탄소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희토류 공급망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모래 배터리형 열저장 기술은 친환경 난방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전력 도매가격이 저렴한 시간대에 잉여 전력을 열로 전환해 비축하는 기술은 한국내 전력시장 운영 효율화와 맞물려 활용 가능성이 검토될 것으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장기 열저장의 경제성과 기술적 응용 범위 확대 과제


모래 배터리가 재생에너지 연계 난방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상용화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옥스퍼드대학교의 에너지 및 기후정책 교수인 얀 로세노프는 모래 배터리가 며칠에서 몇 주에 이르는 장기 열저장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저장된 열에너지를 다시 전기로 고효율 변환하는 기술적 한계와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 밀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전력망 전체의 간헐성을 완전히 해소하는 만능키라기보다는 지역 단위의 열공급망 최적화 및 수급 안정화 보조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한다.

모래 배터리에서 축적된 열을 전기로 다시 전환하는 공정 등 응용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지가 향후 시장 안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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