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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역외 운송 예외 인정·원유 상한선 동결

유럽연합, 제21차 대러 제재서 원유 상한선 배럴당 44.10달러로 1년 동결 및 액화천연가스 역외 수송 예외 허용
정유·해운·조선 업계, 직접 원유 타격 제한적이나 사할린Ⅱ 예외 및 탱커선·운임 변동성 주목
유럽연합(EU) 깃발.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EU) 깃발.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이 대러 제재의 수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역외 운송에 예외를 두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의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향후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에너지·원자재 전문 매체 에스앤피글로벌에너지(S&P Global Energy)의 7월 2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의 제3국 운송을 1년간 유예하고 기존 원유 가격 상한선을 현행 수준으로 동결하는 제21차 대러 제재 패키지에 합의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추가 제재를 단행하면서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충격을 막기 위해 일부 예외 조치를 병행했다. 이번 조치가 한국의 원유 수입선과 해운 물동량, 그리고 관련 산업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원유 상한선 배럴당 44.10달러 동결과 액화천연가스 역외 수송 예외의 배경


유럽연합은 이번 제21차 제재를 통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현행 배럴당 44.10달러로 1년 동안 동결하고 기존의 변동 계산 방식 적용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조치가 모스크바가 시장 충격에서 이득을 얻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초 중동 분쟁 여파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정기 검토를 거쳐 상한선이 자동으로 인상될 예정이었으나, 시장 충격을 막고 러시아의 추가 재원 확보를 차단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현 수준으로 묶였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은 당초 제3국 수출이 전면 제한될 예정이었던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에 대해 유럽 기업들이 역외 지역으로 운송하는 것을 12개월 동안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두었다. 물량은 2025년 수준으로 제한된다.

싱크탱크인 청정에너지연구센터(CREA)의 아이작 레비 정책 전문가는 유럽연합이 특수 선박인 아크-7(Arc-7)에 의존하는 러시아 액화천연가스 무역에서 지렛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결정을 미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패키지에는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에 협력하는 선박 제재와 32개 은행에 대한 거래 금지 조치가 포함됐다.

한국의 정유·해운·조선 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업종별 셈법


유럽연합의 이번 제재 조정은 한국의 업종별로 차별화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정유 업계는 러시아산 원유 비중이 크지 않아 직접적인 원유 수급 타격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국제유가 변동성과 정제마진 추이에 따라 제품 수출 여건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조선과 해운 업계의 경우 단순한 제재 완화라기보다는 그림자 함대 규제 강화와 액화천연가스 역외 운송 예외 조치가 동시에 작동하는 국면을 주시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사할린Ⅱ 프로젝트 관련 액화천연가스 도입과 관련해 예외 적용이 이어지고 있어 한국내 수급 안정에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그림자 함대 단속과 선박 보험·재보험 조건 변화가 글로벌 해운 운임 시장과 탱커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수요에 복합적인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대러 제재의 현실적 한계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전망


이번 제재 합의 과정은 회원국 간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인해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유럽연합은 러시아산 원유 해상 운송 서비스에 대한 전면 금지를 검토했으나, 주요 7개국 국가 간의 공조와 회원국들의 에너지 안보 우려로 인해 계획을 한 차례 다듬었다.

헝가리 총리의 오랜 집권 이후 정책 기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쟁과 맞물린 에너지 가격 상승 압박은 새로운 규제 도입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국 등 주요국 역시 제3국 원유로 만든 경유와 제트유 수입 금지 조치를 유예하며 자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입장을 보였다. 러시아 정유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과 수출 금지 조치가 이미 디젤 가격을 끌어올린 상황에서, 추가적인 제재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하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가격 변동성이 이어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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