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변수에 발 묶인 무기체계… 공급망 다변화 능력 시험대
치안 공백과 재정 낭비 초래한 안보 독점의 부메랑 효과
NATO 규격 호환성과 군수지원 보장이 해외 수주 성패 갈라
치안 공백과 재정 낭비 초래한 안보 독점의 부메랑 효과
NATO 규격 호환성과 군수지원 보장이 해외 수주 성패 갈라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포탄과 유도무기를 비롯한 완성탄 수출을 확대하는 한국 방산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기 판매를 넘어 탄약 공급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스페인 현지 탐사매체 디오브젝티브가 12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보면 스페인 내무부는 이스라엘산 라몬 권총 9000여 정의 사용을 중단했다. 스페인 민정경찰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이스라엘 방산업체 엠탄에서 라몬 권총 9216정을 사들였다.
디오브젝티브가 공개한 기술 심사 문서를 보면 이 총기는 이스라엘 IMI시스템즈가 제작한 전용 탄약이 아니면 사격 중 약실이 막히는 불량이 발생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2024년 말 좌파 진영의 압박으로 1530만 발 규모의 이스라엘산 탄약 계약을 파기했다.
이스라엘산 권총 9000여 정, 탄약 없어 무용지물
스페인 내무부는 이스라엘산 권총 라몬 9000여 정을 전량 사용 중단하고 창고에 입고했다. 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이유로 탄약 구매 계약을 취소하면서 권총에 사용할 총알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스페인 민정경찰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이스라엘 방산업체 엠탄에서 라몬 9mm 권총 9216정을 구매했다. 그러나 현지 매체 조사에 따르면 이 총기는 이스라엘 IMI시스템즈가 제작한 전용 탄약이 아니면 사격 중 약실이 막히는 불량 현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피오치, 스페인 오메나테크놀로지, 체코 셀리어앤벨롯 제품은 실험실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이 디오브젝티브의 지적이다.
스페인 내무부는 2024~2025년 무렵 1530만 발 규모의 이스라엘산 탄약 계약을 맺었으나, 좌파 진영과 시민단체의 압박으로 결국 계약을 파기했다. 전용 총알을 구하지 못한 권총 9000여 정은 도입 직후 고철 신세로 전락했다.
결함 은폐와 세금 낭비 논란까지 확산
무기 자체의 내구성 결함도 사태를 키웠다. 현지 매체 조사에 따르면 도입 초기 보급한 권총 중 최소 4000정은 탄피 배출 장치 고장으로 일선 현장에서 이미 제외됐다. 엠탄이 부품 교체용 도구를 지급했으나 결함은 고쳐지지 않았다. 스페인 정부는 계약상 위약금 조항 때문에 계약을 해지하지 못하고 대금을 모두 치렀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스페인 내무부는 새 공급업체인 가디언 홈랜드 시큐리티와 7500정 규모의 신규 권총 구매 계약을 추진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새로 도입하는 권총은 대당 약 600유로(약 120만 원) 수준으로 기존보다 120% 이상 비싸다. 전체 예산은 450만 유로(약 77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적 결정과 공급망 관리 실패가 민생 치안 공백과 심각한 재정 낭비로 이어졌다.
무기·탄약 종속성이 부른 안보 리스크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방산 공급망 중단은 한국 방산 생태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전 세계 방산 시장이 구매국과 판매국 사이의 정치 관계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같은 사례를 계기로 유럽 각국은 탄약·부품의 국산화 비율을 끌어올리면서 해외 업체에는 정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다국적 공급망 설계가 계약 조건으로 붙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방산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무기체계를 수출할 때 호환 탄약의 다변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국 기업이 라몬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규격 탄약과 자국산 탄약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호환 설계를 내놓을 경우 유럽·중동 등에서 후속 정비·탄약 패키지를 포함한 장기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커진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국가별 방산 수입액, 탄약·부품 국산화율, 해외업체 장기 정비·탄약 패키지 계약 규모 지표를 꾸준히 살펴야 한다. 치안·경찰 장비 예산에서 해외산 개인화기·탄약 비중이 줄고 있는지, 대체 소요가 어디로 흐르는지 등 조달 예산 추이도 앞으로 중요한 관측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