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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관세·이란 전쟁이 쏜 나비효과”... 亞, 역사상 최악의 ‘철강 공급 과잉’

미·유럽 보호무역 관세 장벽에 갈 곳 잃은 中 저가 철강, 동남아로 대거 유통 수송
이란 분쟁 장기화로 중동향 선적 막히자 亞 우회… 자체 증설 라인까지 겹치며 포화 상태
OECD 경고 “중국의 동남아 반제품 수출 300% 폭증”.
중국철강공사 공장 내 철강 롤 앞을 트럭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철강공사 공장 내 철강 롤 앞을 트럭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주요국들의 무역 규제가 가혹하게 제고되고 첨단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둘러싼 자원 안보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대두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ASEAN) 철강 시장이 역사상 유례없는 공급 과잉 위험의 포화 속에 갇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중국 관세 장벽 펜스에 막히고 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 수출길까지 끊긴 중국산 저가 철강 물량이 동남아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세안 국가들의 자체적인 생산 능력 증설 시나리오까지 겹치며 해당 지역의 철강 가치 사슬이 심각한 마진 붕괴 위기에 봉착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와 글로벌 원자재 밸류체인 가액 지표 분석에 따르면, 세계철강협회(WSA)의 에드윈 배슨(Edwin Basson) 사무총장은 뉴욕에서 진행된 단독 인터뷰를 통해 중국산 수출 폭증과 지역 내 생산 확대로 인해 동남아시아 철강 시장의 잉여 공급 징후가 심각한 수위에 도달했다고 전격 밝혔다.

이란 분쟁에 막힌 중동행 물량, 아세안으로 우회 수송… 구조적 공급 족쇄 발동


전 세계 철강 공급량의 절반을 독점 조달하는 중국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펜스에 갇혀 수요가 전방위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WS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철강 제품 수요는 1.5% 감소한 뒤 내년까지 정체 파이프라인을 탈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중국 제철소들은 생존을 위한 탈출구로 해외 밀어내기 유통망을 가쁘게 가동 중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수입 제한 족쇄를 강화하자 중국산 철강은 아프리카, 남미는 물론 기존 동남아시아 시장 위로 겹겹이 쌓이고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위기인 이란 전쟁이 이 같은 추세를 매섭게 가속화했다. 본래 중동 시장은 중국 철강 전체 수출량의 10.7%를 빨아들이던 핵심 장부였으나, 예상보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선적이 전격 중단되면서 갈 곳을 잃은 물량이 고스란히 아시아 인근 시장으로 우회 수송되고 있다.

배슨 사무총장은 “동남아시아는 역사적으로 일본, 한국, 중국에서 들어오는 잉여 공급을 거의 모두 흡수해주던 거대한 완충지대였다”며 “그러나 지난 수년 사이 동남아 국가들이 독자적인 기술 자강론 노선에 따라 자체 생산 능력을 개발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중국발 추가 생산 물량까지 영토를 침범해 완연한 물자 과잉 압박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OECD “중국산 반제품 수출 300% 폭증”... 아세안을 미국·유럽 공략 우회 기지로 활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최근 가이드라인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동남아향 반완성 철강 수출이 전년 대비 무려 300% 급증했다”는 매머드급 수치를 장부에 등재했다.

이는 중국계 자본이 아세안 국가들을 하류 압연 제품 제조를 위한 원자재 가공 기지로 삼아, 궁극적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 관세 없이 우회 진입하려는 ‘뒷문 전술’의 뒷받침 증거로 해석된다.

만약 동남아시아가 이 가혹한 과잉 생산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한다면, 그 근본 원인은 미국과 유럽이 쌓아 올린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 장벽에 있다. 워싱턴 수뇌부는 철강 수입 추가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가쁘게 인상했으며, 이 조치는 미국 내 철강 가격을 글로벌 평균 단가의 두 배 이상으로 밀어 올리는 비대칭적 부작용을 낳았다.

비록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 건설 붐에 힘입어 미국 철강 섹터로 자본이 유입되고 있으나, 이는 장기적인 하드웨어 경쟁력을 폐기시키는 독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방의 보호무역 펜스가 부른 ‘구조조정 지연’ 약점… 장기적 파멸 시나리오 경고


배슨 총장은 브뤼셀과 워싱턴의 무역 규제 장벽에 대해 “단기적인 이익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매우 효율적인 생산 구조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 한 유럽과 북미 전역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장기적 위험 자산”이라고 강하게 꼬집었다.

실제로 미국 철강 산업은 수년간 이어진 보호무역 펜스 뒤에 숨어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 타임라인을 지연시켰고, 결국 기술 노후화 위기에 직면했다. 일본제철(Nippon Steel)이 지난해 미국 철강사를 전격 인수해 노후 제철소를 상각 폐기하고 대대적인 자본 수송 투자를 감행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 삼아 아시아 테크 자본과 인프라 시장을 잠식하려는 중국 철강 연합군의 대담한 수출 드라이브와 이를 방어하려는 아세안 내부의 장부 단속 움직임은, 하반기 아시아-태평양 거시경제 지형을 흔들 가장 폭발력 있는 통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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