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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5% 지분안, AI 국부펀드 논쟁으로 확산

기업가치 기준 66조원 규모 공공 지분 구상
트럼프 행정부 규제 압박 속 상장 전 정치 리스크 완화 시도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로이터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이 회사 지분 5%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공지능(AI) 산업의 이익을 어떻게 사회와 나눌지에 대한 논쟁이 커지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지분 제공을 넘어 AI 기업의 초고속 성장에 따른 부의 배분, 정부의 전략 산업 개입, 상장을 앞둔 AI 기업들의 정치 리스크 관리가 한꺼번에 얽힌 사안이라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각)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행정부와 초기 논의에서 정부에 오픈AI 지분 5%를 넘기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오픈AI의 기업가치는 8520억달러(약 1320조원)로 평가되는데 이 기준을 적용하면 5% 지분은 426억달러(약 66조원)에 해당한다.

◇정부와 이익 공유로 정치 부담 낮추나

이번 구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AI 규제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대형 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짓고, 막대한 전력을 쓰며, 일자리와 사이버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첨단 AI 모델 공개를 둘러싼 정부 심사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오픈AI로서는 정부와 갈등 관계를 키우기보다 AI가 만들어낼 경제적 이익 일부를 국민과 공유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정치적 부담을 낮추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올트먼 CEO는 AI의 성과를 특정 투자자만 가져가는 구조보다 대중이 재정적 이해관계를 갖는 구조가 더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왔다. 이번 5% 지분안도 그런 맥락에서 제시된 것으로 풀이된다.

◇알래스카 영구기금 모델 거론

오픈AI 측이 참고 모델로 거론한 것은 알래스카 영구기금이다.

알래스카 영구기금은 주정부의 석유 자원 수익을 투자해 그 이익을 주정부와 주민에게 배분하는 구조다. 오픈AI는 이와 비슷하게 미국의 주요 AI 기업들이 일정 지분을 공공 성격의 기구에 제공하고 그 수익을 국민과 공유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구상에는 오픈AI뿐 아니라 앤스로픽, 구글, 메타플랫폼스 등 다른 미국 AI 기업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지분을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 다만 다른 기업들이 이런 제안에 동의할지는 불확실하다.

민간 기업 지분을 정부나 공공기구가 보유하는 방식은 미국 기술 산업에서 민감한 문제다. 특히 빅테크와 AI 스타트업들은 정부 개입이 경영 자율성과 혁신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할 수 있다.

◇트럼프식 산업 개입과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산업 정책 흐름도 이번 논의의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인텔 경영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취득하자 미국 반도체 산업 지원에 힘을 실었다. 전략 산업에 대해 보조금이나 규제만이 아니라 지분 참여를 통해 정부가 직접 이해관계를 갖는 방식이 부각된 셈이다.

AI는 반도체 못지않게 미국의 전략 산업으로 떠올랐다. 기술 패권, 국방, 사이버 안보, 생산성, 노동시장에 모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오픈AI의 지분 제공 논의는 이런 흐름 속에서 정부와 AI 기업의 관계가 단순한 규제 대상과 피규제자의 관계를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FT는 “논의는 아직 개념적 단계이며 실제 실행에는 의회의 입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픈AI의 제안이 곧바로 합의나 정책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샌더스는 더 큰 공공 지분 주장

공공 지분 논의는 공화당 행정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최근 미국 AI 기업에 대해 훨씬 큰 규모의 공공 지분을 요구하는 방안을 밀어붙여 왔다. 그는 AI 기업들의 성장 이익이 소수 투자자에게 집중돼서는 안 되며 국부펀드 형태로 국민이 직접 지분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트먼 CEO는 샌더스 의원과도 최근 관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등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오픈AI가 이 사안을 단순한 정책 아이디어가 아니라 초당적 정치 의제로 관리하려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AI 산업에 대한 우려가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 앞둔 AI 기업들의 숙제

오픈AI와 앤트로픽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상장은 기존 투자자에게 큰 평가이익을 안겨주고 회사의 소유 구조를 넓히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AI 기업의 기업가치가 수백조원에서 1000조원대로 치솟을수록 정치적 반발도 커질 수밖에 없다.

대중은 AI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일자리 대체, 개인정보, 안보 위험, 전력 사용 확대에 대한 불안을 동시에 갖고 있다. AI 기업들이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동안 그 비용과 위험은 사회가 함께 떠안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픈AI의 5% 지분안은 이런 비판을 완화하려는 장치로 볼 수 있다. 상장으로 얻는 이익 일부를 공공이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면 AI 기업의 성장에 대한 정치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른 AI 기업 동참은 미지수

관건은 확산 가능성이다.

오픈AI 한 곳이 지분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면 상징성은 크지만 산업 전체의 부의 배분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다. 반대로 앤스로픽, 구글, 메타 같은 기업까지 동참하면 미국 AI 산업 전반에 새로운 공공 지분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러나 빅테크가 자발적으로 지분을 넘길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미 상장된 기업은 주주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정부 지분이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란도 커질 수 있다.

AI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정부에 지분을 제공하면 규제 환경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과 정치 개입 위험을 따질 수밖에 없다.

◇AI 규제 논쟁의 새 국면

오픈AI의 제안은 AI 규제 논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논의의 중심은 모델 안전성, 저작권, 개인정보, 안보 위험,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같은 문제였다. 이제는 AI가 만들어내는 부를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크게 높인다면 그 이익은 막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익이 일부 기업과 투자자에게 집중되면 정치적 반발도 커진다. 공공 지분이나 국부펀드 논의는 이런 긴장을 줄이려는 시도라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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