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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II, 성능 아닌 '생산'이 발목…수천 발 소모전에 연 300발 공급 역부족

'K-방산 잭팟' 뒤에 숨은 공급망 무거움…패트리어트 품귀 대안론의 차가운 현실
초기 협력 이력과 무기 지원 거부 태도, 유럽 IRIS-T·SAMP/T 장벽 넘을까
한국형 패트리어트로 불리는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천궁-II'가 중동 시장에서 연이은 수출 성과를 올리며 글로벌 패트리어트 부족 사태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형 패트리어트로 불리는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천궁-II'가 중동 시장에서 연이은 수출 성과를 올리며 글로벌 패트리어트 부족 사태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미지=제미나이3

한국형 패트리어트로 불리는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천궁-II'가 중동 시장에서 연이은 수출 성과를 올리며 글로벌 패트리어트 부족 사태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기존 수출 계약 물량과 유도탄 생산 리드타임을 감안할 때, 현재 연간 300발 수준으로 묶인 양산 능력이 대규모 실전 소모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냉정한 분석이 제기됐다.

유도무기 품귀 현상 속에서 양산 인프라 확장을 신속하게 이루지 못한다면 국내 방산 기업들의 중장기 추진력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24(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분석을 인용해 천궁-II가 패트리어트 부족에 시달리는 유럽 시장의 완벽한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아랍에미리트(UAE) 실전에서 증명한 96%의 요격 효율과 95%에 달하는 높은 국산화율에도, 생산 기반의 한계와 외교적 제약이 발목을 잡는 탓이다.

실전 소모량 대비 부족한 양산 속도…'생산 병목' 직면


천궁-II가 마주한 가장 큰 걸림돌은 양산 능력의 구조적 제약이다.

복수 방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제작사인 LIG D&A의 유도탄 생산 능력은 해마다 300발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수치는 최근 대규모 국제전에서 나타난 대공 미사일 소모 속도와 비교하면 치명적인 약점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장의 특정 고강도 교전 구간을 기준으로 한 데이터에 따르면, 서른아홉 날 동안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수천 발 규모로 소모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한국의 생산 속도로는 이 같은 전면전 상황의 집중 소모량을 단기간에 받쳐주기 어렵다.

대규모 전면전을 상정하고 방공망을 구축하려는 유럽 국가들이 천궁-II 도입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대목이다.
한화시스템과 LIG D&A 등 방산 기업들이 라인 증설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추가 수출 계약은 병목 현상에 가치평가 조정을 맞이할 수 있다.

유럽계 IRIS-T·SAMP/T 등 기존 체계와 경쟁…유사시 공급 신뢰성이 핵심


유럽 시장에서 천궁-II는 독일의 IRIS-T SLM, 프랑스·이탈리아의 SAMP/T 등 강력한 기존 체계들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

유럽 국가들은 무기의 성능뿐 아니라 나토(NATO) 통합 방공망과의 즉각적인 호환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이미 배치된 방공망과의 호환성과 기존 군수 계약 네트워크 측면에서 후발주자인 천궁-II가 공급망 경쟁에서 불리한 구조다.

과거 개발 초기 단계에서 러시아와 기술 협력 이력이 존재한다는 점도 유럽 시장 진입 시 미세한 부담 요인이다.

현재는 완벽한 독자 체계로 전환되어 중동 시장에서 러시아 S-400을 밀어낼 만큼 독자성을 인정받았으나, 유럽 나토 회원국들은 기술 출처보다 '정치적 정렬과 군수 공급의 안정성'을 더 무겁게 평가한다.

특히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거부 태도는 유럽 시장 확대의 변수다.

한국은 교전 국가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러시아의 실질적 위협에 노출된 유럽 국가들 처지에서는 유사시 한국으로부터 미사일 부품과 탄약을 제때 보급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질 수 있다.

수출 전선이 중동에만 갇힌다면 방산주의 깜짝 실적 장세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구미 공장 증설 시점이 분수령…양산 능력이 장기 주가 가른다


시장 전문가들은 방산주 투자의 관점을 단순 수주잔고 규모에서 '양산 인프라 능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형 수주를 따내도 제때 물량을 찍어내지 못하면 매출 인식 지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2~3년 내 이루어질 구미 공장 증설 완료 시점과 연간 생산능력 600발 돌파 여부가 1차 기업가치 재평가 촉발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안보 위기 속에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주가 방향성은 세 가지 경로로 갈라질 전망이다.

기준 시나리오에서 중동 수출 물량을 차질 없이 인도하며 연간 생산능력을 500발 수준으로 늘린다. 주가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정부 주도로 수출금융 및 보증 등 방산 금융 지원이 단행되고, 현지 조립 생산 등 유도무기 공급망 투자가 성공해 생산능력이 해마다 1000발 이상으로 급증한다. 방산주는 본격적인 실적 호전 국면에 진입한다.

그러나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라인 증설 지연으로 수주 물량 인도가 늦어지고 나토 시장 진입이 완전히 좌절된다. 기대를 모았던 수주 성과가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주가는 시장 기대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

방산주 투자자는 앞으로 LIG D&A의 구미 공장 증설 일정과 국방 예산 중 유도무기 비중, 그리고 정부의 금융 지원 규모를 상시 점검해야 한다.

공급망 병목을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느냐가 장기 투자 수익률을 가를 핵심 기준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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