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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벨, TSMC 차세대 1.4나노 공정 전격 도입… AI 데이터센터 ‘고속 연결’ 패권 노린다

크리스 쿱만스 COO “세계 최고 되기 위해 경쟁… TSMC와 A14 칩 도입 이미 협의”
업계 관행 깨고 7나노 건너뛰며 ‘TSMC 단독 공급망’ 올인한 과감한 도박 적중
엔비디아와 20억 달러 밀착 협력… 매출 75% 데이터센터 전환하며 주가 200% 폭등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2026년 6월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기간 동안 마벨 CEO 맷 머피와 함께 기조연설을 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2026년 6월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기간 동안 마벨 CEO 맷 머피와 함께 기조연설을 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슈퍼컴퓨팅의 핵심 전장이 연산 프로세서에서 ‘데이터 고속 연결(인터커넥트)’ 기술로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미국의 첨단 칩 개발사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와의 밀착 관계를 한층 더 심화하고 나섰다.
마벨은 TSMC의 최첨단 1.4나노미터(nm) 공정을 차세대 제품에 도입하기로 확정하며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AI 하드웨어 레이스에서 확고한 기술적 우위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1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크리스 쿱만스(Chris Koopmans) 마벨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터뷰를 통해 자사가 이미 TSMC와 차세대 초고속 연결 칩 생산을 위해 ‘A14(1.4나노급)’ 공정 기술을 도입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쿱만스 COO는 “글로벌 격전지에서 생존하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계 최고의 제품을 손에 쥐어야 하며, 그것이 마벨이 항상 추구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이라며, “TSMC가 세계 최고의 미세공정 기술력을 유지하는 한 우리의 선택은 언제나 TSMC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TSMC의 A14 공정은 오는 2028년 본격적인 상업 양산 돌입을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나노시트 기반 로직 플랫폼이다.

10W 전력 싸움이 가른 승부… ‘7나노 패스’하고 TSMC에 올인한 대담한 승부수


AI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강력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간에 대용량 데이터를 지연 없이 초고속으로 전송하는 ‘연결 칩’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마벨은 이미 TSMC의 3나노 공정을 활용해 세계 최초의 1.6테라비트(Tb) 인터커넥트 플랫폼용 디지털 신호 프로세서(DSP)를 개발한 데 이어, 차세대 초고속 대역폭 데이터 전송의 길을 열기 위해 2나노 공정을 업계 최초로 전격 도입한 바 있다.

보통 이 같은 최첨단 미세 공정은 애플, 엔비디아, AMD, 미디어텍 등 천문학적인 R&D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극소수 최상위 칩 설계사(팹리스)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마벨이 여기에 명함을 내민 것이다.

이 같은 기술적 도약은 과거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GF) 등 여러 파운드리에 생산을 분산하던 다자 공급망을 과감히 폐기하고, TSMC 단독 공급망 체제로 완전 전향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덕분이다.

특히 마벨은 과거 16나노 공정에서 차세대 설계를 추진할 당시, 업계의 보편적인 관행인 7나노 노드를 통째로 건너뛰고 곧바로 5나노 공정으로 직행하는 전례 없는 도박을 감행했다. 쿱만스 COO는 이에 대해 “이 사업에서 확실한 지배력을 갖추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지만 노드를 건너뛰는 것은 정말 뼈를 깎는 대단히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회고했다.

그가 리스크를 무릅쓰고 초미세 공정 전환을 밀어붙인 원동력은 ‘순전한 전력 효율성’ 때문이었다. AI 데이터센터 내에서는 단 10와트(W)의 전력 소비 차이가 전체 시스템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에, 전력 소비를 늘리지 않으면서 대역폭을 두 배로 확장할 수 있는 미세 공정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공급망 가짜 예측은 금물”… 10억 달러 선불금 던지며 카파 확보 총력

마벨은 향후 폭발할 초미세 공정 생산 능력(카파)을 선제적으로 쥐기 위해 파운드리 업계와의 신뢰 구축에도 차별화된 전략을 썼다. 쿱만스 COO는 5년 전부터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모든 반도체 후방 공급업체에 향후 5년간의 정밀한 수요 전망치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공장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라인을 증설할 때, 3년 후에도 유효한 진짜 예측치를 제공해 상호 신뢰를 다지기 위함이다. 마벨은 이와 더불어 차세대 공정 제조 용량을 독점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무려 10억 달러(약 1조 5,3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선불금으로 과감히 기탁하는 뚝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전방위적 체질 개선을 통해 마벨은 완벽한 AI 반도체 강자로 재탄생했다. 지난 2016년만 해도 마벨은 가전제품용 칩 매출 비중이 60%를 넘었고,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전체의 10% 미만(2억 달러 미만)에 불과한 변두리 기업이었다.

그러나 데이터 인프라의 시대가 올 것을 예견한 경영진은 2018년 카비움(Cavium), 2021년 인피(Inphi) 등을 연이어 흡수합병하며 맞춤형 실리콘(ASIC)과 광통신, 고속 네트워킹 포트폴리오를 완벽히 내재화했다. 그 결과 지난 분기 기준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마벨 전체 매출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기둥으로 우뚝 섰다.

엔비디아의 ‘20억 달러’ 밀착 투자와 NVLink 동맹… 주가 200% 폭등


시장은 마벨의 전격적인 변신에 환호하고 있다. 마벨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00% 이상 폭증하며 엔비디아의 뒤를 잇는 차세대 AI 수혜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글로벌 AI 칩 제왕인 엔비디아는 마벨의 독보적인 고속 인터커넥트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20억 달러라는 거액을 직접 투자하며 강력한 혈맹 관계를 맺었다.

현재 마벨은 엔비디아의 독자적인 초고속 AI 연결 기술인 ‘엔비링크(NVLink)’ 인프라와 완벽하게 상호 연동되는 맞춤형 프로세서 및 광학 모듈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마이클 머피 마벨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달 초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 박람회에 참석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찬사를 받은 업계 선도적인 1.6Tb 플러그형 광 모듈 솔루션을 전격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엔비디아의 핵심 밸류체인 장악과 TSMC의 1.4나노 공정 선제 확보라는 정교한 투 트랙 전략을 완성한 마벨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숨은 지배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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