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MS, 현지 제철소에 잠수함용 ‘비자성 강재’ 기습 발주…120兆 수주전 현지화 맞불
기뢰 무력화할 최첨단 특수강 70t 초도 계약…‘860억 달러 환원 약속’ 진짜임 입증
기뢰 무력화할 최첨단 특수강 70t 초도 계약…‘860억 달러 환원 약속’ 진짜임 입증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순찰 잠수함 조달 사업(CSPC) 수주를 두고 한국 한화오션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캐나다 특수강 제조 기업인 ‘발브루나 ASW(Valbruna ASW)’에 잠수함용 최첨단 비자성(Non-magnetic) 강재 초도 물량을 발주하며 현지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유럽 나토(NATO) 표준과의 완벽한 호환성과 캐나다 현지 방산 생태계 구축을 공언해 온 TKMS는 이번 특수 강재 조달 계약을 통해 자사가 제시한 ‘86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경제 환원 계획’의 실질적인 이행 의지를 증명하겠다는 구상이다.
18일(현지 시각) 유럽 안보 전문 매체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럽’ 보도와 독일 함정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TKMS는 이탈리아 발브루나 그룹의 캐나다 자회사인 발브루나 ASW에 약 70t 규모의 잠수함용 비자성 특수강을 발주하고 상호 산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에 최종 서명했다.
독일 군사 규격 및 ‘DNV’ 선급 인증 추진
이번 계약의 핵심은 단순히 원자재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것을 넘어, 캐나다 온타리오주 웰랜드(Welland)에 위치한 발브루나 ASW 제철 공장이 향후 현대식 잠수함 건조에 필수적인 비자성 특수강을 독자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원천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다. 비자성 강재는 잠수함 선체에서 발생하는 자기 신호(Magnetic signature)를 극소화해 적의 탐지망과 수중 기뢰 위협을 무력화하는 잠수함 생존성의 핵심 뼈대다.
이번에 발주된 70t의 초도 물량은 캐나다 현지 공급망의 정밀 테스트 및 검증 공정에 투입된다. 양사는 이번 협업을 통해 발브루나의 캐나다 생산 라인이 독일 국방 자재·생산기술연구소(WIWeB)의 엄격한 기술 요구 조건을 충족하고, 글로벌 선급 협회인 DNV의 국제 해군 표준 인증을 획득하도록 규정 인증 절차에 착수했다. 이는 독일 정부가 발행하는 ‘독일 해군 함정 건조 규정 1050’을 충족하기 위한 필수 과제다.
토마스 코이프(Thomas Keupp) TKMS 최고영업책임자(CSO)는 “TKMS는 차세대 잠수함 플랫폼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특수 소재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선도적 공급업체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높이 평가한다”라며 “발브루나 ASW와의 이번 계약은 잠수함 핵심 자재에 대한 협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프로그램을 전폭 지원하기 위한 실리적 조치”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의 ‘알고마 스틸’ 투자에 맞불
방산 전문가들이 분석한 이번 계약의 배경은 캐나다 잠수함 조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한·독 양국의 캐나다 철강 공급망 포섭 경쟁이다. 앞서 경쟁사인 한국 한화오션은 캐나다 최대 독립 제철소인 알고마 스틸(Algoma Steel)에 2억 7500만 달러를 투자해 캐나다 최초의 구조용 형강 공장 건립을 지원하고, 잠수함 인프라 구축에 알고마 제품 7000만 달러어치를 직구매하겠다는 '자체 정비 능력 확보' 공약을 던진 바 있다.
독일 TKMS 역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유서 깊은 특수강 생산 허브인 발브루나 ASW 라인을 자국 잠수함 기술 생태계에 편입시키며 한국 진영의 공세에 전격 맞불을 놓은 셈이다. 티지아노 브리오초(Tiziano Briozzo) 발브루나 ASW 총괄매니저는 “특수강 생산 및 야금학 분야의 핵심 역량을 캐나다 안보와 직결된 이번 프로그램에 투입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라며 “유럽에서 검증된 TKMS와의 신뢰 관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하여 캐나다 자국 내에 잠수함용 특수강 생산 능력을 장기적으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 12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사업의 최종 승인이 임박한 시점에서, 나토 파트너인 노르웨이·독일 해군의 검증된 공급망을 이식하려는 독일 TKMS의 철강 인프라 다각화 전략이 오타와 내각의 심사 테이블 위에서 어떤 실리적 점수를 획득할지 전 세계 방산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