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현·이랜시스·나우로보틱스 등 감속기·액추에이터 공급망 직접 수혜… 中 에이지봇 1만 대 돌파
2029년 상용 배치 R&D 첫 추월… 자동차·물류가 '첫 번째 큰손' 부상
2029년 상용 배치 R&D 첫 추월… 자동차·물류가 '첫 번째 큰손'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산업 자동화 전문 매체 다이렉트인더스트리(DirectIndustry) e-매거진은 지난 11일(현지시각) 시장조사 기관 인터랙트 어낼리시스(Interact Analysis) 분석을 인용해, 휴머노이드 로봇에 들어가는 서보모터·드라이브 등 모션 제어(동작 제어) 부품 수요가 2023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102% 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물류 현장으로 파고드는 속도가 빨라진 데 따른 것이다.
관절 하나에 서보모터·감속기 세트… 부품 공급망 통째로 재편
오늘날 산업 현장에 배치된 로봇 대부분은 용접·조립 공정에 특화된 고정식 다관절 팔(로봇 암)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몸통·두 팔·머리를 갖춘 인간형 구조에 다리 또는 바퀴로 자유롭게 이동한다.
사람이 쓰던 공간과 도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기업들은 작업 환경을 뜯어고치지 않고도 바로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다리가 달린 안드로이드형 로봇은 계단처럼 복잡한 지형도 헤쳐 나가 물류 창고 등 다층 구조 시설에서도 활용 폭이 넓다.
서보모터·드라이브·감속기·제어 시스템이 모션 제어 부품 수요 급증의 직접 수혜처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휴머노이드 한 대를 조립하는 데 이 같은 부품이 수십 개씩 들어가기 때문이다.
삼현은 모터·제어기·감속기를 하나로 묶은 3-in-1 구동 모듈을 생산하며 로봇 액추에이터 수요 증가의 직접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이랜시스는 삼성전자 로봇 사업부에 감속기를 납품하는 기업으로 시장 안팎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나우로보틱스는 최근 하모닉 드라이브, 유성기어 결합 감속기 등 휴머노이드 핵심 구동 부품과 관련한 원천특허 5건을 확보하며 부품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KH바텍도 독자 개발한 이중 링기어 복합 유성기어 구조 기반 감속기를 앞세워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와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인터랙트 어낼리시스 시장 분석가 클라라 시페스(Clara Sipes)는 "휴머노이드 로봇 설계와 안전 기능의 표준화가 실제 현장 배치를 앞당길 것"이라면서 "일부 안전 기준이 아직 마련 중이고 기존 로봇 안전 체계도 휴머노이드에 맞게 개정되고 있는 만큼, 모션 제어 공급 업체에게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는 물론 안전 인증을 통한 차별화 기회가 동시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리서치앤드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올해 83억 2000만 달러(약 12조 5407억 원)에서 2030년 390억 달러(약 58조 7847억 원)로 연평균 47.1%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2034년 1651억 3000만 달러(약 248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관마다 추정치는 다소 다르지만 고성장이라는 방향성은 일치한다.
中 에이지봇·유니트리, 올해 세계 출하량 80% 장악… 서울까지 상륙
전 세계에서 현재 200개 이상의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용 분야 선두 주자로는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와 테슬라(Tesla), 중국의 에이지봇(AgiBot)과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꼽힌다.
인터랙트 어낼리시스는 단기~중기 상업 확산에서 중국이 선두를 달릴 것으로 봤다. 중국 정부의 후한 보조금·세금 혜택과 상대적으로 유연한 배치 규제가 맞물린 결과다.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올해 4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연간 생산량이 올해 94%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유니트리와 에이지봇 두 기업이 전체 출하량의 약 80%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에이지봇은 올해 3월 1만 번째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라인에서 출고했다. 2025년 1000대였던 생산 규모가 5000대로 늘고, 다시 3개월 만에 1만 대로 두 배 뛰었다.
유니트리는 이달 초 중국 상하이거래소 스타마켓(STAR Market)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중국에서 '체화지능(Embodied AI)' 기업이 A주 시장 상장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관련 공급망 전반의 기업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기업은 이미 한국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올해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공장·자동화 산업전(AW 2026)에 에이지봇의 X2·G2 모델과 유니트리 G1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은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이며, 유럽은 강력한 노동법과 노조의 영향력으로 배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것이라는 게 인터랙트 어낼리시스의 진단이다.
2029년 상용 배치 R&D 첫 추월… 자동차·물류가 '첫 번째 큰손'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 도입은 대부분 개념 검증(PoC)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AI 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장·창고 등 실제 현장에서 동적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인터랙트 어낼리시스는 2029년을 기점으로 실제 현장 배치 대수가 R&D 목적의 배치를 처음 앞지른 뒤 대규모 상업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출하량은 2만 대로, 2024년 2000대에서 한 해 만에 열 배 불어난 바 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산업이 조립·검사 공정에서 가장 먼저 실전 도입을 이끌고 있다. 시페스 분석가는 "자동차산업은 전통적으로 산업용 로봇의 첨단 활용처였다. 인간을 위해 설계된 공간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해 생산량을 높이려는 시도가 초기 도입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렌드포스도 자동차 제조·소비자 가전·물류 분야의 주문 증가가 휴머노이드 채택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초기 현장 지표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노동자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나란히 작업하는 '협업 파트너' 방식으로 먼저 자리를 잡을 것임을 보여준다.
이는 복잡한 작업을 처리하는 지능과 손재주 외에도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안전 기능이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다.
시페스 분석가는 이를 "모션 제어 공급 업체가 단순한 부품 납품을 넘어 안전 인증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