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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휴전…유가 리스크 프리미엄 제거, 수혜주는

물리적 공급 변화보다 심리적 공급 차질 우려 완화…'리스크 프리미엄' 제거 국면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금리 인하 가속→실질금리 하락 기대감에 신흥국 탈중국 탄력
미국과 이란이 60일간의 한시적 휴전 조치에 전격 합의하면서 지정학적 위기로 위축됐던 글로벌 투자 심리에 회복 기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란이 60일간의 한시적 휴전 조치에 전격 합의하면서 지정학적 위기로 위축됐던 글로벌 투자 심리에 회복 기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과 이란이 60일간의 한시적 휴전 조치에 전격 합의하면서 지정학적 위기로 위축됐던 글로벌 투자 심리에 회복 기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배런스(Barron's)는 지난 15(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양측이 서명식을 앞두고 각서에 동의함에 따라 중동발 에너지 가격 급등 리스크가 완화되고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 압력도 크게 낮아졌다고 전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업계는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기대감이 유가에 반영되어 있던 리스크 프리미엄을 빠르게 걷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합의는 물리적 공급량의 즉각적인 변화보다 심리적 공급 차질 우려를 선제적으로 해소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매크로 체인의 연쇄 반응…실질금리 하락 기대 속 신흥국 증시 반등


이번 휴전 조치는 원유 시장에 반영됐던 지정학적 위험을 제거해 유가 하방 압력을 높이며 조정 국면을 이끌어내고 있다. 유가 안정은 단순히 원자재 가격 하락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매크로 금융지표의 연쇄 반응을 촉진하는 변곡점이다. 유가 하락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가속화될 수 있고, 이는 통화 긴축 완화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 기대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유도한다.

이러한 달러화 가치 하락은 환차익 매력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동시에 자극해 신흥국 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을 이끄는 직접적인 동인이다.

실제 뉴욕 증시에서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는 이샤스 MSCI 신흥국 ex-China’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하루에만 3% 급등하며 S&P 500 지수 상승률(1.5% 상승)을 두 배 웃돌았다. 야데니 리서치(Yardeni Research)는 고객용 보고서에서 해외 증시의 우위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걸프 지역 근로자의 송금 비중이 커 중동 분쟁의 여파가 컸던 인도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이샤스 MSCI 인도’ ETF1.9% 상승 마감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인도는 매크로 환경 개선 시 외국인 자금 유입 속도가 가장 빠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섹터별 펀더멘털 차별화…정유 가고 '화학·항공·중동 금융' 부각

유가 조정 국면에서는 업종별 마진 구조에 따라 향방이 뚜렷하게 갈리므로 정밀한 섹터별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 증시의 경우 정유 업종은 유가 방향 자체보다 '정제마진'이 실적의 핵심 변수인 만큼, 유가 하락에 따른 단기 재고평가손실 우려를 감안해야 한다.

반면 원가 부담이 경감되는 화학(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과 항공·운송(연료비 절감) 업종은 실질적인 상대적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해외 시장 역시 현지 인프라 투자 재개에 따른 직접적인 모멘텀을 받는 섹터에 주목해야 한다. 라자드(Lazard) 자산운용의 로힛 초프라 신흥시장 본부장은 휴전 안착 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분쟁 전 추진하던 산업 다각화와 대형 프로젝트를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일머니가 유입되는 중동 자산 시장은 '금융(은행)→실물 투자(인프라)→한국 수주(건설·기자재)'로 이어지는 자금 흐름 구조를 형성한다. 브랜디스(Brandes) 글로벌 자산운용의 루이스 라우 이사는 사우디 국립은행 등 현지 대형 은행들이 인프라 여신 성장의 핵심 수혜주가 될 것으로 짚었다. 이에 따라 이샤스 MSCI UAE’ ETF는 하루 만에 3.5% 급등했으며, 국내 건설 및 플랜트, 기자재 업종의 중동 특수 재개 기대감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다.

'Just-in-Case' 패러다임…핵심 자원 비축 전략이 원자재 가격 지지


원자재 시장은 해협 개방에 따라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을 겪고 있으나 중장기 구조는 이전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리서치 기관 가베칼(Gavekal)의 루이스 가베 대표는 분석 자료를 통해 공급망 마찰을 경험한 주요국들이 효율성 중심의 '적시 생산(Just-in-Time)'에서 안보 중심의 '예비 비축(Just-in-Case)' 체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격이 하락할수록 국가와 기업의 전략적 비축 수요가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하며 유입되는 구조를 만든다.

실제로 미국이 공급망 불안에 대응해 핵심 광물이나 배터리 자원 등의 국가 전략비축물량(SPR)을 적극적으로 재비축하는 정책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각국 정부와 글로벌 IT·배터리 기업들이 원자력, 석탄,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자산과 핵심 원자재의 상시 재고 수준을 높이려 하면서 관련 자산의 중장기 하방 지지력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베스코 DB 원자재 인덱스 추적펀드는 단기 차익실현으로 1.0% 하락한 28.22달러로 마감했으나, 장기 비축 패러다임을 고려할 때 진입 가격 매력은 오히려 높아진 상태다.

다만, 이번 합의가 장기적인 평화로 안착하기까지는 극복해야 할 리스크 변수가 존재한다. 첫째는 이번 휴전이 '60일간의 한시적 조치'라는 점이다. 기간 내 정식 평화협정으로 전환되지 못하거나 이행 프로세스에서 마찰이 생길 경우 미국의 이란 제재가 즉각 복원되며 해상 물류가 재차 얼어붙을 수 있다. 둘째는 OPEC+의 감산 대응 가능성이다. 지정학 위험 완화로 유가가 급격히 밀릴 경우 사우디를 필두로 한 OPEC+가 추가 자율 감산 카드를 꺼내 들어 가격 방어에 나설 확률이 매우 높다. 시장 참여자들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분할 매수 형태로 변동성을 통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산 배분 결정을 위한 핵심 지표


·이란 휴전 국면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진입 시점을 저울질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최우선으로 추적해야 할 실증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 통행량 회복 속도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를 담당하는 이 경로의 물류 안착 여부는 원자재 ETF의 단기 방향성을 결정짓는다.

둘째, 미국 달러화 인덱스의 100선 안착 여부다. 매크로 경로상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며 달러화 약세가 굳어질지 여부는 신흥국 자금 유입의 강도를 지배한다.

셋째, 사우디·UAE 은행권의 여신 증가율 및 프로젝트 발주 규모다. 중동 현지 금융주의 펀더멘털을 입증하는 지표이자, 국내 건설·중공업계의 중동 특수 재개 여부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다.

중동의 휴전은 단순히 국지적 충돌의 중단을 넘어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공급망의 축을 효율성에서 안보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변곡점이다.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기보다 매크로 완화 수혜를 볼 화학·항공 및 중동 인프라 흐름을 추적하며, 상대적 우위 섹터에 대한 선별적 접근 전략이 요구되는 국면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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