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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OECD 보조금 갈등 점입가경…메가톤급 무역전쟁 폭풍전야

OECD “중 기업 보조금, 글로벌 경쟁사 최고 8배” 폭로에 中 강력 반발
中 상무부 “시장 경쟁력 폄훼한 정치적 공세”…규제 맞불 예고에 긴장감 고조
美·中 기술 패권 분쟁 속 태양광·반도체 공급망 재편 기로…EU와 연쇄 회담 ‘주목’
첨단·전략 산업 보조금 문제를 둘러싸고 서방 진영과 중국이 정면충돌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첨단·전략 산업 보조금 문제를 둘러싸고 서방 진영과 중국이 정면충돌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기술 및 무역 패권 경쟁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첨단·전략 산업 보조금 문제를 둘러싸고 서방 진영과 중국이 정면충돌했다.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흐름 속에서 선진국 진영이 중국의 국가 주도형 경제 모델에 대대적인 제동을 걸고 나서자, 중국 정부가 이를 서방의 정치적 도구화라며 전면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태양광, 반도체 등 미래 핵심 공급망의 주도권을 쥔 양측의 갈등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닫으면서 글로벌 산업 생태계 전반에 메가톤급 무역 전쟁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산업 보조금 보고서의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상무부는 "해당 보고서가 규정한 '보조금'의 정의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통합 기준이나 통계적 틀 결여는 물론,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간 체제하의 합의와도 배치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대를 오로지 정부 지원의 결과로만 치부하는 것은 전형적인 왜곡"이라며 "중국 제조 기업들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규모의 경제, 생산 효율성, 기술 혁신 등의 본질적인 경쟁 우위를 완전히 도외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OECD “중, 시장 왜곡 심각”…전략 산업 정조준


이번 갈등의 도화선이 된 OECD 보고서는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가 글로벌 시장을 어떻게 교란하고 있는지 가감 없이 드러냈다.

OECD가 자체 구축한 '제조 그룹 및 산업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전 세계 15개 주요 산업 부문을 정밀 추적한 결과,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최소 3배에서 최대 8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의 정부 보조금을 독식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수년간 중국 기업들이 달성한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 분의 약 60%가 이 같은 불공정 국가 지원에 기인했다고 적시했다.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대목은 OECD가 보조금 수혜의 정점으로 지목한 5대 부문(태양광 패널, 반도체, 알루미늄, 철강, 조선업)이다. 이들 산업은 현재 베이징과 브뤼셀(EU), 워싱턴(미국) 간 글로벌 무역 갈등의 화약고와 다름없는 분야들이다.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중국산 저가 공세로 인한 시장 왜곡을 시정하기 위해 한층 강경한 무역 구제 조치 도입에 합의하고, 베이징 당국 역시 강력한 보복 조치를 예고한 상황에서 이번 보고서가 서방 세력에 강력한 법적·제도적 명분을 제공해 준 셈이 됐다.

중국 “보편적 정책 수단”…국가 주도 모델 옹호


중국 상무부는 서방 진영의 전방위적 압박에 맞서 자국의 산업 정책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펼쳤다. 상무부는 "보조금은 OECD 회원국을 포함해 전 세계 주요 경제국들이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보편적으로 채택하는 정책적 수단"이라고 항변했다.
아울러 중국의 산업 보조금 체계는 WTO의 규범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으며, 다자 체제하에서의 투명성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국제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 같은 강경 기조가 단순한 감정적 대응을 넘어,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및 서방의 공급망 블록화 공세에 맞서 미래 디지털 영토와 실물 자산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고도의 실리주의적 안보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한 통상 전문가는 "중국으로서는 서방의 보조금 비판을 수용하는 순간 자국 테크 기업들의 대차대조표가 흔들리고 기술 자강론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배수의 진을 치고 전면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연쇄 고위급 회담…파국 막을 통상 절충점 찾나


EU와 중국 간의 전선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전면 마비라는 최악의 파국을 피하기 위한 외교적 소통 창구는 긴박하게 가동되고 있다.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무역대표와 중국의 국제 무역 특사인 리청강은 목요일 파리 OECD 장관급 회의 현장에서 전격 회동해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번 연쇄 회동은 이달 28일과 29일로 예정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의 브뤼셀 공식 방문 성패를 가를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중국 외교부 역시 강온 양면책을 구사하며 브뤼셀을 향해 유화적 메시지를 동시에 던졌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EU 간의 경제 협력은 상호 호혜적 이익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각자가 가진 비교우위와 치열한 시장 경쟁이 빚어낸 거스를 수 없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 "양측의 상호 보완적인 강점은 위험 요소가 아니며, 긴밀히 얽혀 있는 경제적 이해관계 또한 위협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EU 지도부를 향해 양자 경제 관계를 감정적 정치 논리가 아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상생의 통상 해법을 모색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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