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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푸틴과 베이징 회동… 중동 위기 속 ‘러시아 에너지’ 수혈 모색

트럼프 방중 일주일 만에 푸틴 국빈 접대… 의장대 사열 등 ‘성대함’ 과시
러시아 내각 장관 12명·기업인 대거 동행… 리창 총리와 경협 별도 회담 진행
1분기 대중 석유 공급 35% 급증, 연 무역 2천억 달러 돌파… 걸프만 공급 차단 ‘헤지’ 카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5월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명예 경위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5월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명예 경위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이며 성대한 국빈 접대를 단행했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이 마비될 위기에 처하자, 중국이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천연자원 우회로를 확보하고 분열된 세계 질서 속에서 미·중 정상회담과는 별개의 독자적인 ‘양대 축 동맹’을 과시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인민대회당 광장에서 대규모 의장 경위대를 사열하고 양국 국기와 꽃을 든 아이들의 환호를 받으며 화려한 환영식을 거행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방중 당시 제공했던 의전과 대등한 수준의 성대함이다.

‘무한 파트너십’ 재확인… 경제·무역 수뇌부 총출동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이번 만남은 지난 10년간 무려 40회 이상 이어진 양국 정상 간 연쇄 회동의 연장선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전쟁의 장기화, 그리고 동맹국들을 소외시키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주의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지정학적 균열이 깊어지는 가운데, 양국은 흔들림 없는 ‘국경 없는(No Limit) 동맹’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이번 회담은 향후 예정된 BRICS(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SCO),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연쇄 다자간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이 전술을 동기화하는 올해 첫 신호탄이다.

특히 이번 푸틴 방한 대표단에는 러시아 핵심 내각 장관 12명과 에너지·기간산업계를 이끄는 고위 기업 경영진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과 별개로, 중국 경제 사령탑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만나 실질적인 경제·무역 협력 확대를 위한 밀실 구체화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걸프만 셧다운 리스크 대응… 러시아산 석유·가스 대량 거래 촉진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시급한 핵심 의제는 ‘에너지 안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로 중동발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이 초토화되면서,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은 러시아를 대체 공급처로 낙점하고 대규모 추가 에너지 도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러시아의 대중국 석유 공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5% 폭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피해 중국으로 수출 노선을 튼 러시아의 자원 드라이브가 강력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양국의 연간 양자 무역액은 지난 3년간 매년 2,000억 달러(한화 약 270조 원) 고지를 가볍게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중동 위기 헤지 카드… 그러나 ‘러시아 독점’은 경계하는 베이징의 셈법


유럽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ICS)의 클라우스 송 수석 분석가는 “현재 중동 걸프 지역의 석유 공급 상황이 단기적으로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중국에 러시아산 자원은 잠재적 자원 부족 충격을 완벽히 흡수해 줄 치명적인 헤지(위험 분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러시아에 에너지 안보의 생사여탈권을 완전히 종속시키지 않겠다는 것이 베이징 당국의 치밀한 계산이기도 하다.

시진핑 행정부는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응해 러시아라는 강력한 뒷배를 노출하는 한편, 한편으로는 에너지 수입 다변화 기조를 유지하며 러시아와의 거래에서 철저히 가격 주도권을 쥐고 실리를 챙기는 영리한 줄타기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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