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잡고 수주 성공할까"… K-방산 운명 가를 '캐나다 장부'의 비밀 공개 임박
건조는 한국서, 정비는 현지서... '50년 MRO' 공급망 선점한 승자는?
건조는 한국서, 정비는 현지서... '50년 MRO' 공급망 선점한 승자는?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비즈니스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밴쿠버(BIV)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캐나다 연방정부가 이르면 올여름 한국과 독일 중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이라며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조선 업계는 벌써 수십 년 규모의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고 보도했다.
MRO 현지화가 승부처... "수출은 시작, 정비는 50년 수익"
캐나다 정부가 이번 사업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대목은 '주권적 유지보수(Sovereign Sustainment)' 역량이다. 과거 영국에서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노후화와 정비 지연으로 뼈아픈 교훈을 얻은 캐나다는, 새 잠수함만큼은 자국 내에서 직접 수리하고 관리할 기술 이전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BC주 빅토리아의 시스팬(Seaspan) 산하 빅토리아 조선소는 캐나다 잠수함 정비의 핵심 기지다. 데이브 하그리브스 시스팬 부사장은 "새 잠수함은 기존 함정보다 크고 정교해 정비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미 2년 전부터 전담팀을 꾸려 전환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잠수함 건조는 한국에서 하더라도, 수십 년간 이어질 유지보수 수익을 현지 공급망과 공유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65조 원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 캐나다 달러로 본 경제 파급력
이번 CPP 사업은 예산만 약 600억 캐나다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국방 프로젝트다. 캐나다 정부는 단순히 12척의 함정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캐나다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산업 콘텐츠’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현지 협력사인 EMCS 인더스트리스는 이번 수주 성공 시 매출이 25% 급증하고, 향후 50년간 안정적인 유지보수(MRO)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K-방산의 기술력이 북미 조선 산업의 고용 창출과 직결됨을 의미하며, 한국 기업이 제시할 ‘캐나다 현지 맞춤형 산업 협력 패키지’가 독일을 제칠 결정적 카드가 될 전망이다.
한국의 전략적 접근... 한화오션, 캐나다 공급망 '저인망식' 포섭
한국 기업들은 캐나다 현지 강소기업들과 '원팀'을 구성하며 독일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최근 밴쿠버 아일랜드의 EMCS 인더스트리스와 팀 협약을 맺었다. 선박 부식 방지 시스템 전문인 이 기업은 수주 성공 시 향후 7년간의 건조 과정은 물론, 50년간의 MRO 단계에서 핵심 부품 조립을 담당한다.
트레버 태스커 EMCS 회장은 "이미 기술자 2명을 한국에 파견해 현지 교육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계약은 회사 매출을 25% 이상 끌어올릴 분수령"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의 잠수함 기술이 캐나다 조선 산업의 실핏줄까지 스며들고 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K-방산'의 과제... 독일의 신뢰도와 한국의 가성비 격돌
독일은 전통의 잠수함 강국으로서 유럽 내 보급망과 오랜 신뢰도를 무기로 삼는다. 반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속도와 가격 경쟁력, 파격적인 기술 이전 조건을 앞세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최종 승기를 잡으려면 북극해 작전 능력(Under-ice capability)에 대한 기술적 신뢰를 완벽히 심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수주는 향후 폴란드, 네덜란드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전초전"이라며 "단순 판매를 넘어 캐나다의 국방 자립을 돕는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진정성이 당락을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가 당장 주목해야 할 체크포인트
첫째, 정부 선정 결과다. 올여름 발표될 최종 후보(Shortlist)에 한국 기업이 단독 혹은 우선순위로 포함되는지 여부다.
둘째, 현지화 비중이다. 수주 계약 시 캐나다 내 생산 및 부품 조달 비율(Industrial Content)의 합의 수준이다.
셋째, MRO 센터 구축 여부다. 빅토리아 조선소 인근에 건설될 정부 소유 잠수함 정비 시설의 운영권 향방이 중요하다.
65조 원의 거대 시장은 한국의 방산 기술이 북미 국방 생태계의 핵심 표준으로 진입하느냐를 결정하는 운명의 시험대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