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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양해각서 협상 막바지… 유가, 배럴당 98달러 급락

파키스탄 중재로 14개 항목 MOU 협상 막바지… 이란, 답변 시한 앞두고 검토 중
이란 핵농축 모라토리엄·고농축 우라늄 반출 등 핵심 쟁점 여전히 미타결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 발발 67일째를 맞은 8일(현지시각),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1쪽 분량의 양해각서(MOU) 협상을 사실상 막바지 단계까지 진전시키고 있으나, 핵 농축 모라토리엄 기간과 고농축 우라늄 반출 문제 등 핵심 쟁점이 여전히 타결되지 않아 최종 합의까지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 속에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8달러(약 14만2940원) 선으로 하락했으나, 이란 현지에서는 무인기 공격으로 추정되는 새 폭발 사건이 발생해 분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상기시켰다.

14개 항목 MOU 협상 막바지…파키스탄 "곧 합의 기대"


AP통신, CNN, 로이터통신, 액시오스 등 주요 외신이 7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미국과 이란은 현재 14개 항목으로 구성된 1쪽 분량의 양해각서를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측 협상을 주도하는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다.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 타히르 안드라비는 7일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늦어지기보다 빠르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셰바즈 샤리프 총리도 같은 날 TV 연설에서 "이란과 미국 양측과 하루 24시간 전쟁 중단과 휴전 연장을 위해 끊임없이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카에이는 이란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안은 여전히 검토 중이며,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파키스탄 중재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액시오스가 보도한 미국 제안 내용을 "강력히 거부한다"고 밝히면서도 공식 답변은 유보 중인 상태다.

양해각서 초안의 핵심 내용은 이란의 핵 농축 모라토리엄,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반출, 미국의 대이란 제재 단계적 해제 및 동결 자금 해방,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과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의 단계적 해소 등이다. 합의 뒤 30일의 세부 협상 기간을 두는 구조다.

핵농축 모라토리엄 기간은 현재 가장 큰 쟁점이다. 미국은 최소 20년을 요구했으나 이란은 5년을 제시했고, 현재 협상 중인 안은 최소 12년에서 15년 선이라고 액시오스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고농축 우라늄 408㎏(약 900파운드)의 반출 문제도 난항이다.

미국은 이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으나, 이란 측은 아직 이 부분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합의 않으면 폭격"…'프로젝트 프리덤' 재개 채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폭격이 시작될 것이며, 그 강도는 이전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이란이 합의할 경우 해협을 전면 개방하고 봉쇄도 해제할 것이라는 의지도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미군의 자국 기지와 영공 사용에 대한 제한 조치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는 앞서 미국이 걸프 지역 동맹국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시작하자 기지 사용을 중단시킨 바 있다. 이로써 미국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독자적 통제권을 공식화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란은 '페르시아만 해협청'이라는 새 정부 기관을 신설,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사실상 통행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운 정보기관 로이즈리스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 기관은 이란 연안을 지나는 북쪽 항로를 통해 허가를 받은 선박만 통과시키는 구조를 운용 중이다.

미국 유엔 대사 마이크 왈츠는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브리핑에서 "이란은 국제 선박들이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통행료를 내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카타르와 공동으로 이란의 해협 봉쇄와 기뢰 부설, 통행세 부과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마련 중이다.

교섭 낙관론 속 새 폭발 사건…글로벌 경제 충격 지속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도 현장 긴장은 계속됐다. 이란 국영 미잔통신은 7일 밤 이란 남부 케쉼섬과 반다르아바스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타스님통신은 대공 방어망이 소형 드론 여러 대를 격추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 해군이 이란 유조선 선미 방향타를 사격해 이란의 봉쇄 돌파를 막은 사건도 전날 확인됐다.

해협 통항량은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운 정보 업체 마린트래픽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48시간 동안 걸프 해역과 아라비아해 사이를 이동한 상선은 확인되지 않았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20여 척이 통과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글로벌 경제 충격도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 NPR·PBS뉴스·마리스트 공동 여론조사(4월 27~30일 실시)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고유가로 가계에 부담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 집계 기준 5월 7일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54달러(약 6,620원)로,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8일의 2.98달러(약 4340원)에서 약 52% 급등했다.

이스라엘은 7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을 공습으로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레바논 휴전 이후 첫 베이루트 공습으로, 이란·레바논 전선 분리를 고집해온 협상 구조에 또 다른 변수를 더했다.

이란은 이란·레바논 전선을 아우르는 포괄적 합의 없이는 어떤 종전 협정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사미르 푸리 방문 강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에서 상대를 이겼다는 인상을 국내에 줄 수 있는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핵 농축과 호르무즈 해협 두 문제에서 실무적인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이 갈등은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는 미해결 분쟁 상태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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