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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AMD 잡는다"… 아마존, 73조 'AI 인프라' 괴물로

'전자상거래 공룡'의 변신… 엔비디아 의존도 탈피 선언
70조 규모 반도체 제국 구축… 삼성·SK, '파트너'로 살아남나
단순히 전자상거래 거대 기업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로 여겨졌던 아마존이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거인으로 부상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단순히 전자상거래 거대 기업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로 여겨졌던 아마존이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거인으로 부상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열풍이 불어닥친 지 2, 이제 투자자들의 시선은 '챗봇'의 화려함에서 '인프라'의 실질적인 가치로 이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 아마존이 있다. 단순히 전자상거래 거대 기업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로 여겨졌던 아마존이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거인으로 부상했다.
지난 27(현지시간)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의 자체 실리콘(반도체) 사업 규모는 이미 연간 매출 500억 달러(73조 원) 규모에 육박한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 기업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인텔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브로드컴의 지위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매출 73조 원의 '숨겨진 반도체 기업'


아마존의 반도체 사업은 기존 반도체 설계 기업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500억 달러는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그라비톤(Graviton)' CPUAI 가속기 '트레니움(Trainium)', '인페르엔시아(Inferentia)'를 통해 창출되는 가치다.

이 숫자가 갖는 의미는 명확하다. 2025년 기준 매출 346억 달러(51조 원)를 기록한 AMD를 이미 앞질렀고, 매출 529억 달러(78조 원) 규모의 인텔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 성장 속도는 더 무섭다. 클라우드 인프라에 내재화된 아마존의 칩 사업은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브로드컴의 연간 성장률 24%를 가볍게 웃도는 수치다.

재시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대형 AWS 고객사들이 2026CPU 공급 물량 전체를 미리 확보하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마존이 반도체를 '파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로 구동되는 '컴퓨팅 환경'을 파는 생태계를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칩을 외부에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AWS라는 거대한 플랫폼 안에서 반복 수익(Recurrent Revenue)을 창출하는 모델이기에 전통적 하드웨어 업체 대비 복리 성장이 가능하다.

고객사가 증명하는 가치… 엔비디아 의존도 탈피


아마존의 칩 사업이 단순한 구상을 넘어 현실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는 고객사 명단에서 드러난다. 메타 플랫폼은 자체 인프라 구축의 대명사임에도 불구하고 AI 워크로드에 그라비톤 CPU를 도입하기로 했다. OpenAIAnthropic 역시 트레니움 칩을 학습 및 추론용으로 사용 중이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에 집중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아마존은 이들에게 '저비용·고효율'의 대안을 제시하며 반도체 생태계의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클라우드와 반도체 하드웨어가 결합한 아마존의 수직 계열화는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진입장벽이 됐다.

한국 메모리, '범용 공급자'에서 '설계 파트너'


아마존 칩 내재화는 한국 메모리 산업에 '범용성 축소''맞춤형 확대'라는 양면성을 갖는다. 엔비디아 의존도 탈피 전략은 기존 GPU 중심의 HBM 수요에 변동성을 줄 수 있지만, 트레니움 등 자체 가속기는 오히려 맞춤형 HBMCXL에 대한 고성능 메모리 요구를 증폭시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단순 공급자를 넘어 '설계 단계부터 협력하는 파트너'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특히 아마존의 저전력·고효율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HBM4 등 차세대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기술적 진입장벽을 쌓는 것이 향후 메모리 기업의 주가 재평가를 결정할 핵심 과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주가 재평가'


현재 아마존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32.9배 수준이다. 이는 AWS의 성장과 소매 부문의 안정성을 반영한 수치일 뿐, 500억 달러 규모의 독립형 반도체 사업 가치는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의 전문가 58명 중 49명이 '강한 매수'를 추천하는 배경에는 이처럼 저평가된 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 독자들은 이제 아마존을 '전자상거래 기반의 클라우드 기업'이라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자'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투자자라면 향후 다음 사항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첫째, AWS 마진율 추이다. 아마존 반도체 칩 도입이 실제 AWS의 비용 절감과 마진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빅테크 채택률이다. 메타 외에 추가적인 대형 클라우드 고객사가 그라비톤이나 트레니움을 도입하는지 추적해야 한다.

셋째, 설비투자(CAPEX) 효율성 여부다.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투자 대비 실제 컴퓨팅 용량 산출량이 경쟁사 대비 얼마나 효율적인지 지표를 살펴봐야 한다.

아마존의 반도체 굴기는 이제 시작이다. 클라우드라는 거대한 강 위를 흐르는 반도체 칩은, 머지않아 인텔과 브로드컴을 넘어설 거대한 파도로 변모할 것이다. 지금은 아마존의 주가 수익비율 뒤에 숨겨진 '실리콘의 가치'를 읽어야 할 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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