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긴장 속 단기 영향 제한적…전쟁 리스크가 더 큰 변수
증산 현실화 땐 유가 안정 기대…협력 확대 여부도 주목
도입처 다변화·에너지 안보 대응 필요성 다시 부각
증산 현실화 땐 유가 안정 기대…협력 확대 여부도 주목
도입처 다변화·에너지 안보 대응 필요성 다시 부각
이미지 확대보기29일 업계에 따르면 UAE는 전날(현지 시각) OPEC과 OPEC+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탈퇴 시점은 다음 달 1일이다. UAE는 이번 결정이 자국 에너지 전략과 경제적 비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UAE는 OPEC 내 주요 산유국이자 생산 확대 여력이 큰 국가로 꼽힌다. HSBC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될 경우 UAE가 현재 OPEC+ 생산 쿼터인 하루 340만 배럴을 넘어 12~18개월에 걸쳐 생산량을 하루 450만 배럴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원유 수입 구조상 UAE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원유 수입액 기준 중동 의존도는 68.8%, UAE 비중은 11.7%에 이르렀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실장은 최근 발표에서 “공급은 1%만 부족해도 가격이 크게 뛸 수 있다”면서 공급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UAE의 탈퇴가 당장 국내 원유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UAE 탈퇴 자체보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과 중동 전쟁 리스크가 더 큰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해협 통항 불안과 물류 제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UAE가 OPEC 틀을 벗어나더라도 즉각적인 공급 확대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UAE의 증산으로 국제유가 하락 압력이 커지면 국내 원유 도입 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항공·해운업계의 유류비와 석유화학업계의 원재료비 부담도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전쟁 리스크가 완화되고 해협이 정상화되면, 쿼터 제약이 사라진 UAE가 추가 생산량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소비국으로서 공급 유연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UAE와의 에너지 협력 확대도 주목된다. 한국은 지난 3월 UAE에서 총 2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시 UAE가 한국에 원유 공급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UAE와의 협력 강화는 국내 원유 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푸자이라 송유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면서 “UAE와의 독자적인 협력이 강화된다면, 중동 분쟁 시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원유를 들여올 수 있는 전용 통로를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UAE의 탈퇴로 OPEC의 감산 공조 체제가 흔들릴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중동 갈등이나 추가 감산 움직임이 겹치면 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제유가 변동 폭이 커질수록 국내 기업들은 원가 관리와 재고 전략 수립에 부담을 안게 된다.
‘석유 카르텔’의 균열이라는 평가 속에 이번 UAE 탈퇴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 과제를 다시 환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호르무즈 리스크에 이어 산유국 간 공조 균열 상황까지 겹치면서 원유 도입처 다변화와 공급 안정 대응의 중요성은 한층 커졌다.
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