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의존증 탈피 위해 2nm GAA 공정 전격 투입… 갤럭시 S26부터 ‘칩 자립’ 가속화
HBM용 로직 다이 가격 50% 인상 단행… 파운드리·LSI 수익성 개선 ‘정상화 승부수’
HBM용 로직 다이 가격 50% 인상 단행… 파운드리·LSI 수익성 개선 ‘정상화 승부수’
이미지 확대보기동시에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로직 다이 가격을 50% 인상하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문의 수익성 정상화에 나섰다.
30억 달러 손실의 교훈… ‘엑시노스 2600’에 쏠린 눈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시리즈의 양산과 탑재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천문학적인 기회비용 상실이라는 뼈아픈 실책이 자리한다. 지난 13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Wccftech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S25 시리즈용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해 약 3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자체 칩 생산 차질이 단순한 기술 지연을 넘어 기업 이익률 하락으로 직결된 셈이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과 S26+ 모델에 세계 최초로 2nm GAA(Gate-All-Around) 공정을 도입한 엑시노스 2600을 투입한다. 개당 약 280달러(약 41만 원)로 추산되는 퀄컴 칩 의존도를 대폭 낮춰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갤럭시 S26 시리즈 내 엑시노스 비중은 25% 수준이나, 오는 2027년 갤럭시 S27 시리즈에서는 이를 50%까지 확대해 완전한 칩 자립을 이룬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제값 받기’ 시작된 파운드리… 로직 다이 50% 전격 인상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공세는 제품 라인업뿐 아니라 공급가 정책에서도 강도 높게 나타난다. 지난 13일 테크넷북스(Technetbooks)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부품인 ‘로직 다이’ 공급가를 50% 인상했다. 로직 다이는 HBM과 중앙처리장치(CPU)를 연결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그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의 실적을 견인할 핵심 동력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을 삼성전자의 ‘공급망 장악력 확대’로 해석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4nm 공정은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제조 계약으로 가동률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삼성전자는 확보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미국 테일러 공장의 2nm AI 칩 생산 설비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싱가포르 ASMPT 등과 손잡고 장비 공급망을 다변화하며 기술 초격차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엑시노스 2700’과 수율, 삼성 재도약의 갈림길
삼성전자의 장기적 성패는 현재 개발 중인 ‘엑시노스 2700(코드명 율리시스)’의 효율성에 달렸다. 과거 발열과 성능 저하 문제를 노출했던 전작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지상 과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퀄컴이라는 거대 공룡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전환기를 통과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칩 자립에 성공하면 스마트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수율 확보에 실패하면 다시 퀄컴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며 "2nm 공정의 안정화 여부가 삼성전자 주가 반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격량의 시장, 삼성의 수율·공급계약·가격 방어 능력이 주가 향방 핵심 변수
삼성전자가 30억 달러의 손실을 딛고 재도약을 선언하면서,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세 가지 핵심 지표를 통해 삼성의 미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우선 2nm GAA 공정 기반의 ‘엑시노스 2600’ 양산 수율이 가장 큰 변수다. 차세대 공정의 안정화는 외부 칩 의존도를 낮춰 수익성을 개선할 뿐 아니라,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 신뢰도를 입증하는 척도가 된다.
이어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HBM4'의 대규모 양산과 공급이 본격화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체결한 대규모 공급 계약은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와 메모리를 하나로 잇는 삼성만의 '턴키(Turn-key) 통합 솔루션' 경쟁력을 실전에서 증명한 결정적 계기로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메모리 시장의 DRAM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는 재고 관리 능력이 필수적이다. 공급망 위기 속에서 원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갤럭시 시리즈의 가격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들 지표의 개선 여부가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을 탈환하고 주가 반등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지를 결정할 핵심 열쇠다.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전략적 승부수다. 30억 달러의 손실을 혁신의 동력으로 바꾼 삼성이 2nm 공정에서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