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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금리 동시 폭등하나… 미 연준, 중동 전쟁에 ‘추가 인상’ 카드 꺼냈다

3월 FOMC 의사록 공개 “유가 안 잡히면 금리 더 올릴 것” 강력 경고
내 지갑 털리는 ‘고유가·고금리’ 장기화 우려… 3.50~3.75% 동결 뒤 ‘매파 반전’
“물가 2% 목표 사수” 긴축 재개 시사, AI 여파로 고용시장까지 안갯속
중동 전쟁의 불길이 기름값을 태우더니, 결국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경고등까지 켜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동 전쟁의 불길이 기름값을 태우더니, 결국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경고등까지 켜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동 전쟁의 불길이 기름값을 태우더니, 결국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경고등까지 켜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배런스는 8(현지시각)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동 리스크에 대응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테이블 위에 다시 올렸다고 보도했다.
미 연준은 이날 공개한 지난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중동 분쟁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질 경우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금리 인하를 기다리던 시장의 기대를 뒤로 미룬 채, ‘긴축 재개라는 정반대 시나리오에까지 문을 열어둔 셈이다.

기름값 오르면 금리도 올린다”... 내 지갑 위협하는 연준의 경고


당초 시장은 연준이 물가 둔화를 확인하는 대로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의사록에서 드러난 위원들의 시각은 훨씬 냉정했다.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50~3.75% 범위에서 동결하면서도, 현 수준을 중립적으로 평가하며 필요할 경우 언제든 위쪽으로 움직일 수 있는 유연성을 강조했다.

특히 대다수 위원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을 물가 안정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했다. 의사록에는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굳어지기 전에 금리를 더 높여 물가를 끌어내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매파적 경고가 담겼다. 일부 위원은 이번 성명서 문구에 아예 추가 인상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넣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연준 내부에 퍼진 긴장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물가 목표치인 2% 달성이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공포가 연준을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휴전 소식에도 여전한 고유가·강달러’...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고개


국제 유가와 환율, 금리의 동반 움직임은 이미 실물경제와 가계 살림을 압박하고 있다. 2월 이후 미국·이란 간 전면 충돌로 중동 전쟁이 본격화한 뒤, 돈을 빌리는 비용(차입 비용)은 뛰고 주식시장은 힘을 쓰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2주간 일시 휴전 소식에 단기 급락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폭풍 전야로 본다.

산탄데르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채 수익률 상승과 강달러 흐름으로 이미 금융여건에 브레이크가 걸려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고유가가 겹치면 문제가 더 커진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가는 치솟는데 성장률은 꺾이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압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고 그 수준이 이어질 경우, 향후 인플레이션이 0.3~0.4%포인트가량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티그룹 경제학자들은 유가가 다시 튀어 오르면 연준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 시나리오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AI가 바꾼 고용 지도... 일자리 줄고 물가는 안 잡히는 역설


이번 의사록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공지능(AI) 확산과 고용시장의 연결고리다. 연준 위원들은 겉으로는 실업률이 낮고 고용이 견조해 보이지만, 기업들이 경제 불확실성 탓에 채용을 줄이고 AI 도입에 맞춰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움직임에 주목했다. 일부 위원은 물가 상방 위험과 성장·고용의 하방 위험이 동시에 커지는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정책 판단이 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계속 비싸면 사람들의 심리가 비싼 게 당연하다고 굳어지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연설에서 물가 안정 기대가 저절로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은 위험하다이를 지키기 위해 매일 싸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물가 기대심리를 붙잡기 위해서라면 추가 긴축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 금리 향방 가를 3대 지표


첫째, 국제 유가(WTI) 변수다. 배럴당 가격이 다시 100달러 선을 돌파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연준이 동결에서 인상으로 기우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둘째, 미 국채 10년물 금리 변수다. 시장이 미리 반영하는 진짜 금리인 만큼, 4.5%를 웃도는 수준이 장기간 이어지면 시장 스스로 연준보다 먼저 긴축을 걸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셋째, 근원 인플레이션 변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3% 아래로 안정적으로 내려오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유가발 충격이 다른 물가까지 번지지 않으면 연준이 인상 카드를 꺼낼 명분은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정부와 금융권 안팎에서는 중동 사태가 에너지 수급을 넘어 금리라는 거대 변수를 뒤흔들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한 자금 계획 재점검이 시급하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연준은 인하와 인상 어느 쪽 문도 닫지 않은 채 지표에 따른 대응원칙을 재확인하고 있어, 국제 유가와 국채금리, 근원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세계 금리 지형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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