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텐빙과기 재사용 로켓 추락… 5480억 원 투자 물거품 위기
1단부 회수 기술 장벽 실감… 중국판 스타링크 ‘궈왕’ 구축 지연 전망
민간 우주 기업 기술 격차 10년 이상… 글로벌 위성 패권 향방 분석
1단부 회수 기술 장벽 실감… 중국판 스타링크 ‘궈왕’ 구축 지연 전망
민간 우주 기업 기술 격차 10년 이상… 글로벌 위성 패권 향방 분석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사고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독점하고 있는 저궤도 위성 시장을 재편하려던 중국의 국가적 전략에 강력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Reuters)이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민간 로켓 개발사 스페이스 피오니어(Space Pioneer·베이징 텐빙과기)는 공식 성명을 통해 톈룽 3호의 처녀 비행 실패를 공식화했다.
보도 시점인 지난 3일(현지시각), 업체 측은 구체적인 함구령을 내린 상태지만 업계에서는 엔진 제어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을 핵심 원인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8770억 자본 투입에도 ‘기술 장벽’… 팰컨 9과 격차 재확인
스페이스 피오니어가 ‘중국의 팰컨 9’을 표방하며 개발한 톈룽 3호는 수치상으로는 세계 최정상급 성능을 지향해 왔다. 업체 측은 6개월 전 유치한 25억 위안(한화 약 5480억 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40억 위안(한화 약 877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번 실패로 인해 한 번의 발사로 위성 36개를 궤도에 안착시키려던 야심 찬 계획은 무기한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이는 수백 회 이상의 발사 성공을 통해 상용화를 끝낸 스페이스X의 팰컨 9과 비교해, 중국 민간 우주 산업의 신뢰성이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로켓 1단부를 온전히 회수해 재점화하는 기술은 자본 투입만으로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공학적 난제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반복되는 ‘추락 잔혹사’… 중국 민간 우주 생태계의 현주소
톈룽 3호의 비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에도 재사용 로켓 개발 자금으로 15억 위안(한화 약 3280억 원)을 추가 확보했으나, 불과 몇 주 뒤 지상 연소 시험 도중 로켓 1단부가 발사대에서 이탈해 궁이시 인근 산악 지대에 추락하는 전대미문의 사고를 낸 바 있다.
항공우주 업계 관계자는 “중국 민간 기업들이 정부의 ‘우주 강국’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위해 무리한 속도전을 펼치다 기초 설계의 안정성을 놓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랜드스페이스(LandSpace) 등 경쟁사들이 주줘 3호(Zhuque-3)의 2차 비행을 준비 중이지만,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외형적 성과에 급급해 데이터 축적 과정을 간과하고 있다”라는 우려가 우세하다.
‘스타링크’ 대항마 실종… 글로벌 통신 패권에 미칠 파급 효과
중국이 톈룽 3호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수만 개의 위성을 띄워 스페이스X의 독점을 깨뜨리려는 ‘궈왕(Guowang)’ 프로젝트가 자리 잡고 있다. 저궤도 위성망은 자율주행과 6G 통신, 첨단 군사 감시망의 핵심 인프라다. 그러나 1단 로켓 재사용을 통한 발사 비용 절감 없이는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미국 월가와 우주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를 두고 “스페이스X가 10년 넘게 쌓아온 시행착오의 시간을 중국이 자본력만으로 단축하려다 한계에 부딪힌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우주 수송 인프라의 공백은 중국의 첨단 산업 전반에 걸친 도미노 지연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스페이스 피오니어가 이번 실패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인적 쇄신을 통한 내실 경영에 나서지 않는다면, 중국의 우주 패권 꿈은 상당 기간 지상에 묶여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