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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우주 엔진’ 핵융합 로켓 쐈다… 英 펄사 퓨전, 화성 6개월 시대 ‘정조준’

플라즈마 가둠 성공으로 ‘마의 비추력’ 1.5만 초 돌파… 뉴스페이스 패권 전쟁 가속
2027년 궤도 실증 추진, 한국형 발사체 및 심우주 탐사 로드맵에 미칠 파장
지구∼달 시험 비행에 투입될 열핵추진 우주선 상상도.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구∼달 시험 비행에 투입될 열핵추진 우주선 상상도. 사진=연합뉴스
인류의 화성 이주 꿈을 현실로 앞당길 ‘게임 체인저’가 등장했다. 기존 화학 연료 로켓으로는 10개월 이상 소요되던 화성행 편도 시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핵융합 로켓 기술이 마침내 지상 검증의 문턱을 넘어서며 우주 개발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흔들고 있다.
미국 IT·과학 전문 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은 지난 26일(현지시각) 영국 우주 기업 펄사 퓨전(Pulsar Fusion)이 핵융합 로켓 엔진 '선버드(Sunbird)'의 핵심 공정인 '퍼스트 플라즈마(First Plasma)' 달성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번 시연은 영국 블레츨리(Bletchley) 연구소에서 진행됐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하이(Ojai)에서 열린 아마존 'MARS 컨퍼런스' 현장에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전 세계 우주 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성과는 태양의 에너지원인 핵융합 반응을 우주선의 추진력으로 직접 전환하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실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5만 초의 기적’… 화학 로켓 한계 넘는 압도적 데이터


펄사 퓨전의 발표 자료와 외신 보도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번에 공개된 선버드 엔진의 수치 정보는 우주 추진체 역사를 새로 쓰는 수준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연료 효율을 상징하는 '비추력(Specific Impulse)'이다.

기존 화학 연료 로켓의 비추력이 450초 내외에 머무는 반면, 선버드는 최소 1만 초에서 최대 1만 5000초에 이르는 압도적인 효율을 자랑한다. 이는 같은 양의 연료로 30배 이상 더 멀리,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효율 혁신은 화성 도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현재 기술로 10개월이 걸리는 화성행 여정은 선버드 도입 시 6개월 미만으로 단축된다.

특히 선버드는 1000kg에서 2000kg에 달하는 대형 화물을 실은 우주선을 밀어줄 수 있는 '우주 예인선(Space-tug)'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엔진 가동 중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2메가와트(MW)급 전력은 추진력 공급과 동시에 우주선 내 각종 정밀 기기를 구동하는 무한 동력원 역할을 하게 된다.

‘플라즈마 가둠’ 성공, 왜 우주 패권의 핵심인가


핵융합 로켓의 성패는 수천만 도에 달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하느냐에 달렸다.

펄사 퓨전이 채택한 '이중 직접 핵융합 구동(DDFD)' 방식은 핵융합 에너지를 전기로 바꿨다가 다시 추진력으로 변환하는 단계를 건너뛰고, 자기 노즐을 통해 직접 분사하는 방식이다.
국내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는 "플라즈마를 강력한 자기장으로 가두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엔진 내부의 물리적 파손 없이 동력을 끌어낼 준비가 됐음을 의미한다"라며 "이는 단순히 속도의 문제를 넘어, 우주 탐사의 경제성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글로벌 패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혁신 선진 개념(NIAC)'을 통해 헬리온 에너지(Helion Energy) 등 민간 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수혈하고 있으며, 중국 국가항천국(CNSA) 또한 2040년대 핵동력 우주 셔틀 운용을 목표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이번 펄사 퓨전의 성공으로 영국이 이 대열의 선두 그룹으로 급부상하게 됐다.

2027년 우주 실증 예고… ‘뉴 스페이스’ 시대의 과제


펄사 퓨전은 오는 2027년 선버드의 핵심 부품을 우주 궤도로 올려 실제 환경에서의 성능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성공할 경우, 인류는 화학 연료의 무게 제한에서 벗어나 더 먼 우주로, 더 많은 화물을 보낼 수 있는 '우주 고속도로'를 확보하게 된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숙제도 적지 않다. 초고온을 견디는 초전도 자석의 소형화와 우주비행사를 보호할 방사능 차폐 기술은 여전히 난제로 꼽힌다.

또한 지구 궤도 상에 핵융합 엔진 전용 도킹 스테이션을 구축하는 천문학적인 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펄사 퓨전의 이번 쾌거는 한국 우주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와 달 탐사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차세대 추진체 연구에 대한 민관 협력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우주가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닌 '현재의 시장'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대 후반은 화학 로켓 시대의 황혼과 핵융합 추진 시대의 서막이 교차하는 역사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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