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AI 신흥 강자들 중동·동남아 수출…30조 생태계 재편
크래프톤·한화 '한국판 안두릴' 합작…2030년 100개사 육성
크래프톤·한화 '한국판 안두릴' 합작…2030년 100개사 육성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방산 업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대형사 주도로 300억 달러(한화 약 44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기준 세계 9위 방산 수출국에 올랐다. 그 생태계 안팎에서 이제는 공격 드론·대(對)드론(counter-drone) 시스템·피지컬 AI(Physical AI)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부상하며, 서방 전통 공급망을 대체할 '제3의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공격 드론서 요격 시스템까지…스타트업이 메우는 전장의 공백
가장 주목받는 신생 업체는 파블로에어(Pablo Air)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란의 샤헤드(Shahed) 계열과 유사한 단방향 공격 드론을 개발 중이며, 2026년 1월 110억 원 규모의 프리 IPO(Pre-IPO) 브리지 라운드에서 대한항공, LIG넥스원 계열 펀드, 기업은행의 투자를 유치했다. 대한항공이 이번 투자를 통해 파블로에어의 군집(群集) AI 자율비행 알고리즘과 중소형 무인기(UAV) 개발 능력을 자사의 중·대형 UAV와 결합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파블로에어는 2027년부터 연간 3만 대의 단방향 공격 드론 양산을 목표로 생산 시설을 구축 중이며, 2026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대드론 시스템 분야에서는 니어스랩(Nearthlab)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KAiDEN은 적 드론에 직접 충돌해 격추하는 고속 요격 드론으로, 블룸버그는 중동의 한 국가와 1000만 달러(약 149억 원) 수출 계약, 동남아시아 국가와 별도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니어스랩은 2026년 2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 중이며, 기술평가 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획득하고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연간 수익성 확보와 미국·유럽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해 상장 공모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게임 권력과 방산 거인의 만남…'피지컬 AI' 합작법인 출격
전통 방산의 울타리 밖에서 더 파격적인 움직임도 나왔다. 'PUBG: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게임사 크래프톤(Krafton)이 지난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AI 전략 제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크래프톤의 AI 연구·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제조 인프라를 결합해 피지컬 AI를 공동 개발하고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구조다.
김창한 크래프톤 최고경영자(CEO)는 공개 발언에서 "합작법인을 안두릴(Anduril Industries)과 같은 글로벌 방산 기술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대규모 게임 데이터와 물리 기반 가상 세계 운용 경험을 AI 학습·검증 자산으로 활용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기 엔진·정밀유도탄·방공 시스템 등 하드웨어와 결합할 방침이다. 크래프톤은 한화자산운용이 AI·로봇·방산 분야에 조성 중인 목표 규모 10억 달러(약 1조 4900억 원)의 펀드에도 출자자로 참여한다. 이 같은 협력이 공간·항공 분야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정부의 정책 지원도 뒷받침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월 AI·로봇·드론 등 민간 기술을 무기 체계 개발 과정에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방산 스타트업 육성 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방산 스타트업 100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계획은 시장 진입·성장 지원·스타트업-대기업 협력의 세 축으로 구성되며, 방위사업청이 수행 명세서와 시스템 개념을 직접 제출하는 성과 기반 조달 메커니즘도 도입된다.
아산정책연구원 양욱(梁旭) 연구위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I·드론 분야에 스타트업과 비(非)전통 방산 기업의 진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한국군이 공식 채용해 실전 배치한 장비는 해외 시장에서도 강력한 수출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안두릴과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가 자율 시스템·AI 지휘 소프트웨어로 미국 방산 시장의 비전통 진입자 지위를 확립한 경로가 한국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스타트업들이 기존 대형 방산사와 조달·인증·수출 승인 과정에서 직접 경쟁해야 한다는 현실적 장벽도 존재하며, 정부 조달 접근성 확대가 실제로 이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 시각도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