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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주가 78% 폭등… 천궁-II 신화 뒤의 '거품 경고' [K방산]

이란 미사일 186발 중 172발 요격… 5거래일 78% 급등에도 PSR 35배 '밸류에이션 과열' 경고음
방산주 폭등의 도화선은 중동에서 날아왔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서 한국형 방공 미사일 체계 '천궁-II(Cheongung-II)'가 핵심 방어막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장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방산주 폭등의 도화선은 중동에서 날아왔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서 한국형 방공 미사일 체계 '천궁-II(Cheongung-II)'가 핵심 방어막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장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대한민국 방위산업주가 2026년 봄, 전체 증시 하락세를 뚫고 독보적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 분쟁 한복판에서 한국산 방공 무기체계가 실전 능력을 입증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국내 방산 기업으로 쏠렸다. 그러나 주가는 이미 '성장주 프리미엄'을 한껏 들이켠 상태다. 실전 검증이라는 날개를 단 LIG넥스원 앞에는 이제 수출계약 현실화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과열이라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방산주 주요 지표 변화(2024년 말 → 2026년 2월).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이미지 확대보기
방산주 주요 지표 변화(2024년 말 → 2026년 2월).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이란 미사일 186발 중 172발 요격…'92.5% 차단율'이 증시를 뒤흔들다


이번 방산주 폭등의 도화선은 중동에서 날아왔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서 한국형 방공 미사일 체계 '천궁-II(Cheongung-II)'가 핵심 방어막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장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UAE 당국은 총 186발의 공격 미사일 가운데 172발을 요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요격률이 92.5%에 이른다. 최첨단 방공체계의 신뢰성을 실전 상황에서 수치로 증명한 결정적 장면이었다.

23일(현지 시각) 비트겟(Bitget) 뉴스 등 복수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LIG넥스원의 천궁-II가 걸프 지역 방공의 핵심 자산으로 조명받으면서 증시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다. LIG넥스원 주가는 소식이 확인된 지난 17일 단숨에 30% 급등했고, 이후 5거래일 누적 상승률은 78%에 이르러 시장 참여자들을 놀라게 했다. 같은 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22%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KOSPI) 지수가 2% 하락한 것과 달리 방산주만 나 홀로 강세를 연출하는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뚜렷해졌다.

업계에서는 UAE가 LIG넥스원에 추가 요격기 공급을 공식 요청한 상태며, 걸프협력회의(GCC) 인근 회원국들도 천궁-II 도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전 성적표 하나가 수조 원 규모의 잠재 수주를 앞당기는 신호탄이 됐다는 해석이다.
주가 향방을 가를 3대 핵심 변수.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주가 향방을 가를 3대 핵심 변수. 도표=글로벌이코노믹


PSR 21.7배 → 35.3배…'제조주'가 아닌 '기술 성장주'로 분류되다


주가 급등의 이면에는 우려스러운 신호도 함께 감지된다. 한국 방산 기업들의 재무 체력 자체는 탄탄하다. 주요 업체들의 수주 잔고는 2024년 말 기준 약 690억 달러(약 102조7700억 원)에 이르며, 향후 수년간 안정된 매출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문제는 밸류에이션이 이미 그 체력을 훌쩍 앞질렀다는 점이다.

LIG넥스원의 주가매출비율(PSR)이 2024년 말 21.7배에서 2026년 2월 35.3배로 수직 상승했다는 것은, 시장이 이 회사를 일반 방위산업체가 아닌 고성장 기술주와 동일선에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주가에는 상당한 낙관론이 이미 녹아있어 작은 실망에도 급격한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 잇따른다.

방산 생태계 육성 정책도 아직은 초기 단계다. 정부는 2030년까지 방산 스타트업 100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방산 플랫폼 스타트업이 1200만 달러(약 178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성장 흐름은 소수 대형 수주 업체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어 생태계 다양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수출 계약·지정학·스타트업…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를 3대 변수


증권가는 이번 방산주 랠리가 지속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할 핵심 변수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수출 주문의 공식 확인이다. 시장은 이미 추가 수주를 기정사실로 반영했다. 공식 발표가 늦어지거나 계약 조건이 기대치를 밑돌면 그 자체가 시장에 심각한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는 지정학적 긴장의 변화다. 이번 급등은 이란 분쟁에 따른 글로벌 무기 수요 증가를 전제로 한다. 만약 중동의 긴장이 급격히 완화되거나 외교적 해법이 급물살을 탄다면 방산주의 가장 강력한 상승 동력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셋째는 방산 스타트업의 실질적인 성과 여부다. 정부 지원책이 구체적인 계약 수주나 파일럿 프로그램 성공으로 이어지는지가 장기 성장동력을 확인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천궁-II의 실전 기록은 세계 방산 시장에서 K방산 브랜드 가치를 입증한 전환점이 됐다"면서도 "현재 주가는 수출 성사를 이미 기정사실로 반영한 수준이어서 계약이 지연되거나 중동 정세가 안정을 찾는다면 급격한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강한 상승 추세가 유지되는 동안은 모멘텀 매매에 유리한 환경이지만 반드시 위험관리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전 검증이라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한 LIG넥스원 앞에 놓인 다음 관문은 '수출 계약서'다. 기대가 현실이 되는 순간 랠리는 새 발판을 얻겠지만 기대가 기대로 끝나는 순간 지금의 주가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른다. 세계 방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K방산이 실전 명성을 수출 실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다음 계약서를 향해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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