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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지배구조 리스크, 한국 제조업 2030 역전 위기 키운다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10대 수출 주력 산업, 2030년 중국에 추월당할 위기
삼성·현대차·SK는 지배구조 혁신으로 도약…영풍은 환경·실적 악재 '연속 폭발'
석포제련소 조업정지·코리아써키트 1200억 적자·인터플렉스 애플 퇴출…"책임 경영 실종"
대한민국 수출 경제를 떠받치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바이오헬스, 일반 기계 등 10대 핵심 수출 분야에서 2030년이면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영풍이미지 확대보기
대한민국 수출 경제를 떠받치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바이오헬스, 일반 기계 등 10대 핵심 수출 분야에서 2030년이면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영풍
2030년, 한국이 '제조 강국' 타이틀을 중국에 내줄 수 있다면 믿겠는가. 이 물음이 더는 가상 시나리오가 아닌 현실적 경고로 바뀌고 있다.
중국이 혁신 기술과 압도적 자본력으로 한국 핵심 수출산업을 정조준하는 가운데 낙후된 지배구조에 발목 잡힌 국내 일부 대기업 집단이 하방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에너지 전문매체 에너지리포터스(Energy Reporters)는 22일(현지 시각) 한국 제조업의 위기 구조와 영풍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를 집중 분석했다.

10대 수출산업 모두 2030년 중국에 역전 위기


대한민국 수출 경제를 떠받치는 반도체·배터리·자동차·바이오헬스·일반기계 등 10대 핵심 수출 분야에서 2030년이면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에너지리포터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과거의 저가 물량 공세에서 벗어나 혁신 기술과 수직계열화된 공급망을 구축하며 경쟁 구도 자체를 바꾸고 있다.

핵심 변수는 자금력이다. 중국 정부가 특정 산업에 투입하는 보조금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의 3∼9배 수준이다. 이를 발판으로 한 가격 경쟁력과 원자재 수직 장악이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을 잠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일부 기업들이 전통적 제조 방식에서 스마트 생산 체계로의 전환 시기를 놓친 것이 경쟁력 격차를 벌리는 근본 요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현대차·SK는 '지배구조 혁신'으로 도약…영풍은 반대 방향


위기는 구조적 취약성을 만나면 더욱 깊어진다. 재벌 체제 특유의 집중된 의사결정 구조는 산업화 시기에는 기동력 있는 투자를 가능하게 했으나, 이제는 책임경영과 자본 배분 효율성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국내 상위 5대 그룹이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에서 창업주 일가의 과도한 지배력이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응 방식은 기업마다 뚜렷하게 갈린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그룹 등은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경영 투명성 제고를 골자로 한 지배구조 혁신을 추진한 결과, 지난달 시장 신뢰를 회복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30대 대기업 집단에 속하는 영풍그룹은 정반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석포제련소 조업정지·1200억 적자·애플 퇴출…영풍 계열 '연쇄 부실'


영풍의 핵심 사업장인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는 환경오염 문제로 대법원에서 조업정지 처분을 확정받으며 세계 6위 아연제련소 위상 회복에 쉽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계열사 코리아써키트는 2024년 순손실 규모가 1200억 원을 넘어서며 전년보다 적자가 4배로 불어났다. 또 다른 계열사 인터플렉스는 부품 결함과 관련해 애플 공급망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지며 수천억 원대 손실과 함께 신뢰도 추락을 동시에 겪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세 사안 모두 사전 품질관리와 환경투자에서 의사결정이 지연됐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는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이 현장 대응력을 약화시킨 결과라고 평가한다.

"권한은 쥐고, 책임은 피한다"…불투명 구조가 낳은 위기 반복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영풍의 잇따른 악재의 근본 원인으로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지목한다. 에너지리포터스는 그룹 내 핵심 의사결정에 오너 일가의 영향력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경영진이 실질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우회할 수 있어 위기 대응력이 근본적으로 약해진다는 것이다.

최근 영풍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연대해 고려아연 지분 확보에 나선 것도 같은 시각에서 비판받고 있다. 제조 현장의 경쟁력 제고보다 지배력 확장에 방점을 찍는 행태가 장기적 생존력을 잠식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제조업 경쟁력은 장기 연구개발 투자와 현장 경영 전문성의 결합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면서 "불투명한 지배구조 뒤에서 경영권을 행사하는 기업에서는 혁신보다 리스크 회피에 급급한 의사결정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2030년 분수령…지배구조가 생존 변수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현실로 다가온 지금, 한국 제조업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수조 원 단위의 보조금으로 무장한 중국과 맞서야 하는 싸움에서 기업 내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은 생사를 가르는 변수다. 결국 '누가 결정하고 누가 책임지는가'라는 지배구조의 근본 문제가 한국 제조업의 2030년을 결정할 핵심 질문으로 부상했다. 영풍의 사례는 그 질문을 외면했을 때 어떤 결과가 현실이 되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반면교사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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