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베를린 인근에 있는 기가팩토리4의 공장 확장 계획을 노조 선거 결과와 연계하겠다고 경고했다. 독일 최대 산업노조 IG메탈(금속노조)과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머스크 CEO가 독일 그륀하이데 소재 기가팩토리4의 근로자 1만700여 명에게 최근 보낸 사전 녹화 영상 메시지에서 노조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공장 확장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 영상에서 IG메탈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외부 조직이 테슬라를 잘못된 방향으로 밀어붙이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장을 폐쇄하지는 않겠지만 현실적으로 확장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상은 안드레 티에리히 기가팩토리4 공장장과 머스크가 테슬라가 본사가 있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진행한 대담 형식으로 제작됐으며 현지 공장에서 재생됐다. 티에리히 공장장은 지난해 말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가 IG메탈 다수 지지로 나오면 미국 본사가 공장 확장을 계속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가팩토리4 근로자들은 조만간 새 근로자평의회를 출범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IG메탈은 최대 세력이지만 과반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 노조와 전면전 양상
테슬라와 IG메탈 간 긴장은 최근 수개월 동안 고조돼왔다. IG메탈은 테슬라가 “유해한 근무 환경”을 조성했다고 비판하며 티에리히 공장장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맞서 테슬라는 IG메탈 관계자가 근로자평의회 회의를 몰래 녹음했다며 형사 고발했고 경찰이 해당 관계자의 노트북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IG메탈은 테슬라의 대응을 두고 “투명해 보이지만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몰래 녹음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계산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독일 래퍼 쿨 사바스와 사이버트럭을 동원한 콘서트를 열어 노조 반대 성격의 행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 확장 위협에도 생산·판매 부진
머스크의 확장 중단 경고와 달리 베를린 공장의 가동률은 이미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지난 1년 동안 약 1700명을 감원했으며 그 과정에서 인력 감축을 부인해왔다고 전했다.
테슬라 기가팩토리4는 연간 37만5000대 이상의 모델Y를 생산할 수 있지만 테슬라는 지난해 유럽에서 총 23만5000대가량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28% 감소한 수치다. 독일 내 등록 대수는 1만9390대로 48%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도 유럽연합(EU) 내 등록 대수는 1월 기준 17%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유럽의 배터리전기차 시장은 14% 성장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는 1월 독일 판매가 전년 대비 1000% 이상 급증했고 유럽 전체 판매도 8700대 이상으로 거의 두 배 늘리며 테슬라를 추월했다.
최근 조사에서는 독일인의 94%가 테슬라 구매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 “미래 제품” 언급…수요 회복 기대
머스크는 영상에서 그륀하이데 공장의 배터리 셀 생산이 “이제 막 본격화됐다”고 주장했다. 또 유럽에서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승인이 확대되면 모델Y 생산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사이버캡과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세미 트럭 등 차세대 제품 생산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유럽 내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확장 필요성 자체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렉트렉은 IG메탈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전했다. 노조 측은 “판매가 줄어드는 한 테슬라는 이곳이든 다른 곳이든 공장을 새로 짓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