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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獨 균열 틈탄 '6세대 전투기' 승부수…인도가 FCAS의 '구원 투수' 될까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FCAS, 우리와 맞지 않아" 결별 시사
'항공모함·핵 투사' 공통분모 지닌 인도, 프랑스의 새로운 전략 파트너로 급부상
2023년 파리 에어쇼에 전시된 FCAS 6세대 전투기(NGF) 실물 크기 모형. 프랑스 다쏘와 독일 에어버스 간의 주도권 싸움으로 표류하던 이 차세대 항공 전략 자산이 인도의 자본과 수요를 만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파리 에어쇼에 전시된 FCAS 6세대 전투기(NGF) 실물 크기 모형. 프랑스 다쏘와 독일 에어버스 간의 주도권 싸움으로 표류하던 이 차세대 항공 전략 자산이 인도의 자본과 수요를 만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연합뉴스

인도 방산 시장의 큰 손인 뉴델리가 5세대 국산 전투기 AMCA 개발을 넘어, 유럽의 차세대 6세대 전투기 프로젝트인 FCAS(Future Combat Air System) 참여를 진지하게 타진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이 주도해온 1,000억 유로 규모의 이 거대 프로젝트가 국가 간 주도권 다툼으로 좌초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인도가 독일의 빈자리를 채울 '완벽한 파트너'로 거론되는 형국이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유라시안 타임스(The EurAsian Times) 보도에 따르면, 인도와 프랑스 당국은 FCAS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초기 단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와 독일의 전략적 결별…인도의 '공통분모'에 주목하는 파리


지난 8년간 FCAS 프로젝트는 지분 분할과 설계 방향을 둘러싼 파트너 국가 간의 고질적인 불협화음으로 난항을 겪어왔다. 특히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신임 총리는 최근 "이 프로젝트는 더 이상 우리 국가에 맞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공식화했다. 프랑스 다쏘(Dassault)가 항공모함 함재기 기능과 핵무기 투사 능력을 요구하는 반면, 독일은 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계적 차이는 40년 전 프랑스가 유로파이터 타이푼 프로젝트를 떠나 독자적으로 라팔(Rafale)을 개발했던 상황과 판박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당시 프랑스가 고집했던 '함재기·핵 투사' 능력이 오늘날 인도가 라팔을 선택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미 36대의 라팔을 운용 중이고 추가로 140여 대의 라팔 생산을 앞둔 인도는 프랑스 입장에서 독일보다 훨씬 매력적인 기술적·경제적 동반자다.

중국발 안보 위기 대응…'기술 이전'과 '워크 셰어'가 성패 가를 것


인도가 FCAS 참여를 적극 고려하는 배경에는 중국의 급격한 공군력 강화가 자리 잡고 있다. 아닐 초프라(Anil Chopra) 전 인도 공군 원수는 "중국이 이미 300대 이상의 J-20 5세대 전투기를 실전 배치한 상황에서, 인도의 국산 5세대 전투기 AMCA가 전력화될 2035년경에는 이미 세대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FCAS 참여를 통해 유무인 복합 체계(MUM-T)와 전투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6세대 핵심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여 기술적 공백을 메우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초프라 원수는 "인도는 과거 러시아와의 5세대 전투기(FGFA) 공동 개발 당시 핵심 기술 공유 거부와 지분 문제로 중도 하차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며, 프랑스의 다쏘 역시 과거 공동 개발 사업에서 주도권을 고집하며 파트너들과 마찰을 빚어온 전례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인도가 단순한 '전주(錢主)' 역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기술 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워크 셰어(Work-share)'를 얻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미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라팔 엔진 정비창을 세우고 공대지 정밀 무기 현지 생산을 추진 중인 프랑스 사프란(Safran)사와의 협력 생태계는 인도에게 유리한 지형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영국·이탈리아가 주도하는 GCAP 프로젝트의 참여 제안까지 손에 쥔 인도가 프랑스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전략적 묘수를 발휘할지 전 세계 국방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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