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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비자·마스터 대체 결제망 구축 추진

"비자·마스터 차단시 1950년대로 돌아가"
트럼프 위협 속 논의 본격화
영국이 비자와 마스터를 대체할 결제망 구축에 나선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영국이 비자와 마스터를 대체할 결제망 구축에 나선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
영국 금융권과 정부가 미국 결제망인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대체할 국가 차원의 결제 체계 도입을 추진에 나선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결제망을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딜리버리코'로 알려진 영국 자체 결제 시스템을 오는 2030년을 목표로 구축하기 위한 첫 영국 은행장 회의가 오는 19일 열린다.

회의는 빔 마루 바클레이스 영국 최고경영자(CEO)가 의장을 맡고 새 결제 회사의 설립 비용을 전담할 런던 금융가의 투자자 그룹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그룹에는 산탄데르 UK, 냇웨스트, 네이션와이드, 로이즈 뱅킹 그룹, ATM 네트워크 링크, 코번트리 빌딩 소사이어티 등 영국 은행과 결제 회사들이 참여한다. 투자자들은 결제 시스템의 법적 구조, 경영진 계획, 자금 조달 모델 설계 등을 맡는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인프라 청사진을 마련해 내년에 투자자 그룹에 전달한다. 금융권이 자금을 조달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이 계획은 미국 결제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취지로 영국에서 수년간 논의되고 있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야심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을 위협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결제망을 차단해버릴 수도 있기에 미국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영국 경제 전반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영국 결제체계규제위원회(PSR)의 지난해 보고서를 살펴보면 영국 카드 거래의 약 95%가 비자와 마스터카드 소유 결제망을 통해 이뤄진다. 현금 사용이 줄면서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지배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정통한 한 임원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차단되면 우리는 카드가 영국 경제를 지배하기 전인 1950년대로 돌아가고, 기업들은 현금에만 의존해야 할 것"이라며 독자적인 결제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 결제의 60%를 비자와 마스터카드에 의존했던 러시아에서는 미국이 두 기업에 서비스 중단을 강제하자 일반 시민들의 상품 구매와 결제가 불가능해져 혼란을 겪었다. 다만 영국은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프로젝트 투자자 그룹의 일원으로 참여해 지분과 발언권을 갖게 하는 등 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영국 내 투자와 서비스에 힘썼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쟁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가디언에 전했다. 비자는 "공정한 경쟁의 장에서 지원되는 다양한 서비스 간 경쟁이 영국의 선택권, 혁신, 경제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스터카드도 경쟁을 환영하며 "마스터카드는 수십년간 영국에 투자해왔으며, 소비자와 기업에 편리하고 안전한 폭넓은 결제 방식을 제공해 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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