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그룹, 국방 업체 '튀르기스 앤 가야르'와 파트너십… 르망 공장 전격 가동
10년 12억 달러 규모 계약 전망… 자동차 양산 기술로 드론 제조 원가 10분의 1 절감
무인기 공급 부족 시달리는 유럽의 해법… 자동차·국방 경계 허무는 '산업 융합' 가속
10년 12억 달러 규모 계약 전망… 자동차 양산 기술로 드론 제조 원가 10분의 1 절감
무인기 공급 부족 시달리는 유럽의 해법… 자동차·국방 경계 허무는 '산업 융합'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자동차 전문 온라인 뉴스 포털인 타란타스 뉴스(Tarantas News)는 지난 11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르노가 프랑스 국방 기업 튀르기스 앤 가야르(Turgis & Gaillard)와 협력하여 매달 최대 600대의 다목적 드론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프랑스 병기본부(DGA)가 주관하는 '쇼루스(Chorus)' 프로그램의 하나로 추진하며, 르노의 프랑스 르망 공장을 활용해 자동차 제조의 핵심인 '규모의 경제'를 국방 분야에 이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자동차 양산 기술 접목… "1년 안에 월 600대 생산 체제 구축“
르노그룹은 이번 사업에서 드론의 핵심 뼈대인 구조체 제작을 전담한다. 자동차 섀시 생산 라인에서 축적한 정밀한 품질 관리와 비용 절감 노하우를 드론 제조에 투입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르노 측은 자동차 제조 공정의 강점을 살려 1년 미만의 짧은 준비 기간 안에 대량 생산 체제를 완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자동차 부품 생산 인력을 자발적 참여 기반으로 전환 배치하여 숙련된 제조 기술을 그대로 활용한다.
양사가 생산하는 무인기는 장거리 유도 기능을 갖춘 다목적 드론으로, 날개폭 10m급의 대형 기체이면서도 자동차식 조립 공법을 적용해 제작 단가를 기존 제품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르노는 민간 기업의 역할을 고려해 군사적 핵심 부품인 무기 체계를 제외한 기체 구조물 생산에만 집중한다. 만약 폭발 장치인 탄두 장착이 필요할 경우에는 제품 인도 후 고객이 관련 당국의 감독 아래 별도로 설치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르노가 본업인 완성차 제조 역량을 유지하면서도 국방 공급망에 전략적으로 이바지하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유럽 무인기 공급난 해소… 국방 산업의 '규모의 경제' 실현
현재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은 무인기 생산량에서 글로벌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 상태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의 드론 생산량은 수백 대 수준에 그쳤으나, 다른 군사 강국들은 해마다 수십만 대를 생산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저가형 장거리 드론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량 생산 능력 확보가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르노와 같은 대형 완성차 업체가 드론 생산에 참여하는 것은 국방 산업에 자동차식 대량 생산 모델을 도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동차 산업의 엄격한 공정 관리와 부품 조달망을 활용하면 기존 국방 업체들이 달성하기 어려웠던 생산 속도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협력이 성공할 경우 10년간 약 12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 규모의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유럽 내 무인기 자급률을 높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본업 집중 기조 속 노사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
르노그룹은 드론 생산 사업이 자동차 개발이라는 핵심 사업의 투자 축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르노 측은 국방 시장의 주요 사업자로 변신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조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차원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실제 엔진 생산은 클레옹 공장에서, 기체 조립은 르망 공장에서 나누어 맡아 기존 설비의 가동률을 높이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기업 내부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프랑스 노동조합과 일부 임직원 사이에서는 자동차 제조사가 살상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무인기 생산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전통적인 자동차 생산 인력이 국방 프로젝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고용 환경 변화도 논의의 대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자율주행과 엔진 기술이 드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르노의 이번 행보가 폭스바겐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방산 진출 및 사업 다각화 모델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