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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제국' 드비어스, 매물로 나와... 중국산 인조 공세에 138년 독점 붕괴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드비어스 매물로... 중국산 ‘랩 그로운’ 공세에 138년 위상 흔들
모기업 앵글로아메리칸, 실적 악화에 매각 추진... 보츠와나 등 아프리카 국가 연합 인수 유력
천연석 대비 10~20% 가격 파괴한 중국산 인조 다이아몬드, 글로벌 시장 판도 완전히 바꿔
드비어스의 모기업 앵글로아메리칸(Anglo American)은 실적 부진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드비어스 매각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드비어스의 모기업 앵글로아메리칸(Anglo American)은 실적 부진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드비어스 매각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채굴 기업 드비어스(De Beers)가 100년 넘게 이어온 독점적 지위를 뒤로하고 매물로 나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포춘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비어스의 모기업 앵글로아메리칸(Anglo American)은 실적 부진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드비어스 매각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1888년 설립 이후 전 세계 다이아몬드 공급의 최대 90%를 장악하며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문구로 결혼 문화를 지배했던 제국의 몰락은 중국산 인조 다이아몬드의 급격한 부상과 그에 따른 가격 폭락이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산 '랩 그로운' 공세에 천연석 시장 '동결'... 가격 10% 수준으로 추락


글로벌 다이아몬드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킨 핵심 동력은 실험실에서 키운 인조 다이아몬드, 이른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Lab-grown diamonds)'의 대중화다.

현재 중국 본토는 전 세계 인조 다이아몬드 물량의 50% 이상을 공급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중국 허난성은 해마다 수백만 캐럿을 생산하는 ‘인조 다이아몬드의 수도’로 자리를 잡았다.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로는 중국의 고온고압(HPHT) 기술 발전과 대량 생산 체계가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천연석 가격의 80% 선을 유지했던 인조 다이아몬드 가격은 최근 10~20% 수준으로 급락했다.

통계 자료를 보면, 최상급 인조 다이아몬드 1캐럿의 도매가는 수천 달러에서 수백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내 생산 원가는 1캐럿에 100달러(약 13만 원) 미만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막대한 탐사 비용과 채굴비가 들어가는 천연 다이아몬드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이다.

앵글로아메리칸의 결단... "수익성 낮은 자산 정리“

드비어스의 모기업 앵글로아메리칸의 던컨 완블라드(Duncan Wanblad) 최고경영자(CEO)는 주주 가치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드비어스 매각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앵글로아메리칸은 지난해 BHP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를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드비어스는 한때 앵글로아메리칸의 '왕관 보석'으로 불렸으나, 현재는 가치 하락에 따른 장부상 손실을 거듭하는 짐이 됐다. 실제로 앵글로아메리칸은 지난 3년 동안 드비어스의 장부가치를 세 차례나 하향 조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중국 소비자들의 사치품 소비 감소와 더불어,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천연석 대신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인조석을 선택하면서 드비어스의 재고는 쌓이고 수익성은 악화했다.

아프리카 국가 연합이 새 주인 되나... 보츠와나·앙골라 등 인수전 가세


드비어스의 새로운 주인으로는 민간 자본보다는 아프리카 자원 보유국들이 포함된 연합체(컨소시엄)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던컨 완블라드 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매각 절차가 상당히 진척됐으며, 구매자는 정부 기관과 민간 부문이 섞인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드비어스 지분 15%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보츠와나 정부다. 보츠와나에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다이아몬드 광산인 쥬와넹(Jwaneng)이 자리 잡고 있다.

두마 보코 보츠와나 대통령은 국유 지분 확대를 통해 자국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여기에 앙골라 정부 역시 지분 20~30% 확보를 목표로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며, 나미비아 또한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주얼리 시장의 대전환... '예물' 넘어 '패션'으로


드비어스의 위상 추락과 매물 출시는 한국 주얼리 시장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국내 소비 시장에서는 다이아몬드를 '영원한 자산'이나 '투자의 대상'으로 보던 전통 가치관이 빠르게 해체되는 분위기다.

증권가와 유통업계에서는 천연 다이아몬드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잃으면서, 예물 수요가 금이나 명품 시계로 이동하거나 실용성을 강조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로 대체되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국내 주요 주얼리 브랜드들은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천연석 대비 5분의 1 수준인 100만 원대에 선보이며 소비자의 실용적 심리를 공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이아몬드의 노릇(역할)이 평생에 한 번뿐인 예물에서 자신을 위한 일상적 패션 아이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흐름은 드비어스가 구축했던 '천연석의 신비주의'가 깨지고, 다이아몬드 소비의 문턱이 낮아지는 대중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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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중국 대 '질'의 한국... 반도체 기술로 빚는 'K-다이아몬드’


기술적 측면에서는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서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 공정 노하우를 접목한 고품질 전략으로 응전하고 있다.

중국이 거대 자본과 장비를 활용한 고온고압(HPHT) 방식으로 저가 시장을 장악했다면, 한국은 화학기상증착(CVD) 방식을 통해 불순물이 거의 없는 무색(Colorless) 대알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다이아몬드 제조 공정의 80% 이상이 반도체 기술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단순히 저렴한 장신구를 만드는 것을 넘어 차세대 반도체 및 양자 기술의 핵심 소재로서 다이아몬드 제어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드비어스의 매각은 한국에게 주얼리 시장의 혼란인 동시에, 다이아몬드를 '전략 소재'로 재정의하여 기술 패권을 쥐어야 할 동기가 되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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