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노보 노디스크 다이어트 알약, 시장 선점 효과 오래 갈까...일라이 릴리·한미약품도 뛰어들어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먹는 위고비가 22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노보가 먹는 다이어트약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그러나 릴리가 내년 초 더 탁월한 성분의 알약을 내놓을 전망이어서 노보의 우위는 오래 못 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먹는 위고비가 22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노보가 먹는 다이어트약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그러나 릴리가 내년 초 더 탁월한 성분의 알약을 내놓을 전망이어서 노보의 우위는 오래 못 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GPT4o

다이어트 주사제 위고비로 유명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22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먹는 알약 형태의 위고비를 승인 받으면서 다이어트약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노보 주가는 23일 급등했다.

이날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미 증권예탁원 증서(ADR)가 7.30% 급등한 51.61달러로 치솟았다.

알약은 약값이 주사제의 9분의 1 수준으로 미국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던 노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릴리도 내년 초 알약을 FDA로부터 승인 받을 전망이어서 노보의 시장 선점 효과는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와 릴리는 아울러 “지방을 빼면서도 근육은 지키는” 업그레이드된 다이어트약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한국 한미약품도 이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알약 시장 열렸다


2021년 세계 최초로 부작용이 적은 GLP-1 계열 주사제 위고비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개척한 노보는 22일 세계 최초의 GLP-1 계열 다이어트 알약 위고비 승인을 받으면서 또 한 번 시장을 개척하게 됐다.
내년 1월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위고비 출시 2년여 뒤인 2023년 12월 젭바운드를 출시한 릴리는 알약 형태의 다이어트약을 내년 초 중반에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FDA 승인이 내년 3~4월로 예상된다.

노보는 주사제에 이어 알약에서도 릴리보다 시장을 먼저 선점하게 됐다.

특히 생산과 보관, 복용 방식이 까다로운 주사제에 비해 알약은 대량 생산과 보관 용이성으로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고, 물과 함께 삼키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접근성도 좋아진다.
노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창안한 온라인 약국인 트럼프Rx를 통해 월 149달러(약 23만원)에 먹는 위고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한 달 1350달러 수준인 주사제 가격의 약 9분의 1 수준이다.

릴리의 반격 카드


다이어트 알약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노보가 아닌 릴리라는 것이 시장의 정설이었다.

노보가 이를 뒤집은 것은 이미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 받은 알약 ‘리벨서스’ 덕분이다. 리벨서스는 위고비와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노보는 기존 알약의 용량을 높여 비만 치료용으로 재승인 받았다.

반면 릴리는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인 주사제 젭바운드와 다른 ‘오포글리프론’ 성분의 알약을 개발해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릴리의 다이어트 알약 성분 오포글리프론은 편리성, 복용 뒤 메스꺼움 등에서 노보의 먹는 위고비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먹는 위고비는 아침 공복에 복용한 뒤 30분 동안 금식해야 하지만 릴리의 알약은 그런 제한이 없다.

제형의 차이도 크다.

먹는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했기 때문에 주사제와 같은 펩타이드 형태이고,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릴리는 분자 구조가 더 작은 비펩타이드 형태로 알약을 만들었다. 정석을 따른 덕에 메스꺼움 같은 부작용이 적다.

릴리의 다이어트 알약이 나오면 노보의 시장 선점 효과는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노보와 릴리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후발 주자들도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화이자는 경구용 약물 ‘다누글리프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고, 최근 중국 제약사에서 새로운 후보 물질도 도입했다.

스위스 로슈는 최근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면서 강력한 후발 주자로 부상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중국 에코진에서 경구용 GLP-1 후보 물질을 도입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3라운드: 지방은 빼고 근육은 지키고


알약에 이어 3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다.

지방은 빼고 근육은 지키거나 합성을 촉진하는 다이어트약이다.

위고비, 젭바운드 같은 GLP-1 계열 약물의 최대 단점은 이 약물 복용 뒤 살이 빠질 때 약 25~40%가 근육에서 빠진다는 점이다. 근육이 빠지면서 기초 대사량이 낮아지기 때문에 다이어트약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살이 찌는 요요현상이 나타난다.

이 차세대 비만약 개발 경쟁에 노보와 릴리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노보는 자사 주사제 위고비와 병행해 근육 손실을 막는 항체 치료제를 투여하는 방식의 임상을 검토 중이다. 리제네론 등 여러 바이오텍과 협력하고 있다.

릴리는 바이오텍 바이오에이지와 함께 근육대사를 활성화하는 기전의 알약을 개발하고 있고, 스칼라 록과도 협력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게임 체인저’


이 분야 선두주자 가운데 한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살은 빼면서 근육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LP-1 계열이 아닌 CRFR2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독자적인 기전의 ‘HM17321’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근육 증가 효능이 있는 비만 신약 개발과 관련해 FDA 임상 1상 승인도 받았다.

이 약은 단독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위고비나 젭바운드 같은 기존 주사제와 병용할 때 근육 손실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완벽히 보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근육을 직접 ‘늘리는’ 기술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제약사 가운데 한 곳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