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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DRAM 시장 '산타클로스' 등극…공급 부족에 고객사 "감사"

HBM 생산 집중에 범용 DRAM 품귀…서버용 수요 충족률 50% 미만 그쳐
내년 양사 영업이익 200조원 전망…공급난 2027년까지 지속될 듯
반도체 칩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칩의 모습.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RAM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부상하면서 고객사들이 제한된 물량을 배정받는 것만으로도 '감사'를 표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IT 전문매체 Wccf테크는 19(현지시각) 대만 반도체 설계 업체 이트론테크놀로지(Etron Technology)의 니키 루(Nicky Lu·盧超群) 회장 발언을 인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새로운 산타클로스'라고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HBM 몰입에 범용 메모리 생산 여력 소진


루 회장은 메모리 공급사들이 고객에게 DRAM 용량을 선별해 배분하고 있으며, 고객사들은 할당받은 물량에 감사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는 공급 우위가 수요측에서 공급측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DRAM 공급 부족이 심화된 배경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집중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높은 HBM 생산에 클린룸과 장비를 우선 배정하면서 범용 DRAM을 생산할 여력이 크게 줄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현재 고객사들의 DRAM 수요 충족률은 60%에 그쳤다. 특히 서버용 DRAM의 수요 충족률은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26년 생산 물량이 이미 매진된 상태다. 삼성전자 역시 평택 4공장(P4)을 가동하고 있지만, 생산 여력이 HBM과 범용 DRAM으로 분산돼 공급 상황이 빠듯하다. 미국 마이크론은 내년도 HBM 판매 물량 매진을 발표했다.

팬데믹 시기 증설 미루다 화근, 2년간 초호황 지속 전망


루 회장은 DRAM 공급망이 큰 혼란을 겪은 원인 중 하나로 몇 년 전 제조사들이 생산능력 증대에 집중하지 않았던 점을 꼽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메모리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DRAM 공급사들은 손실 회복에 주력했고 증설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하지만 AI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를 창출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엔비디아, AMD AI 칩 제조사들이 HBM 확보에 나서면서 수요가 폭증했다. 범용 DRAM 제품과 달리 HBM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모듈을 탑재해야 하므로 DRAM 전체 수요를 AI 분야가 주도하는 양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 합계가 2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1076000억 원으로 상향했으며, iM증권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93800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규라인이 장비 반입 후 안정화까지 최소 수개월이 필요해 2026년 말까지 공급 여력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 제품의 수요 대비 공급이 2027년에도 빠듯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 회장도 추정치에 따르면 DRAM2027년까지 공급 제약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최소 2년간 메모리 공급사들의 우호적 환경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반면 공급망 제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쪽은 일반 소비자다. 노트북, 그래픽처리장치(GPU) PC 제품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신규 팹 준공과 가동 일정을 고려할 때 빠듯한 수급 상황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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