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진에도 AI·로봇 기대감에 주가 4월 저점 대비 120% 반등
스페이스X 상장 모멘텀 가세
스페이스X 상장 모멘텀 가세
이미지 확대보기무엇보다 테슬라의 핵심 사업인 전기차 부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월가의 신뢰가 주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무인 자율주행차, 로봇 보조원 및 화성에서의 삶이라는 미래상을 제시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비전에 베팅할 방법은 테슬라 주식을 매수하는 것뿐”이라며 최근 주가 급등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7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날 거래에서도 3.5% 급등 마감했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테슬라의 밸류에이션도 극도로 높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기준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20배로 S&P500 내에서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페이스X 상장 모멘텀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내년에 상장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테슬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페이스X가 내부자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블룸버그는 기업가치가 8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의 상장이 머스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한층 부각시키며, 테슬라 주가에 또 다른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50파크 인베스트먼트의 아담 사한 CEO는 “역사적으로 머스크의 기업 가운데 하나가 중대한 이정표를 달성할 때마다, 다른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 역시 함께 개선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스페이스X IPO는 머스크의 혁신 스토리에 매력을 느끼는 새로운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이러한 열기는 테슬라로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스페이스X의 상장이 향후 테슬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른바 머스크에 대한 신뢰에 베팅하는 ‘일론 노출(Elon exposure)’을 원하는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스페이스X라는 투자 대안이 생긴다는 측면에서 테슬라 주식의 매도 압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머스크의 비전에 베팅하라”
테슬라 낙관론자들은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분야에서의 기회를 언급하며 테슬라의 성장 잠재력을 강조하고 있다. 머스크의 목표는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AI와 로봇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그는 지난 9월 엑스(X) 게시 글에서 장기적으로 회사 이익의 80%가 로봇 사업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버리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자동차 부문에서 이뤄지는 혁신을 바탕으로 향후 2~3년간 테슬라의 이익이 연 30~35%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이러한 성과를 실제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테슬라의 현재 시가총액은 더 합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반대로 그렇지 못하면 대안으로 거론되는 스페이스X의 상장으로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안고 있는 부담 요소 없이도 머스크의 비전에 직접 투자할 기회를 얻게 된다”고 분석했다.
밸류에이션 부담
일각에서는 현재 테슬라 주가 밸류에이션이 점차 위험 구간에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에 주목했다. 테슬라는 판매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규제 부담과 소비자들의 자동차 지출 감소 상황에도 직면해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머스크의 비전을 신뢰하는 투자자들에게 밸류에이션 부담은 단기적 우려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향후 수년을 내다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가격과 무관하게 테슬라를 매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스페이스X보다도 테슬라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의 멀버리는 “언젠가는 화성으로 가는 상업 임무가 실현될 것으로 믿지만, 아마도 내 생애 안에는 아닐 것”이라며 “반면 로보택시와 로봇의 영향은 앞으로 3~5년 안에 가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