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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엔비디아, 中 수요 폭증에 'H200 AI 칩' 증산 검토

트럼프 행정부 수출 규제 완화 직후 알리바바·바이트댄스 등 대규모 주문 의사 표명
TSMC 공급 제약 속 '블랙웰'과 H200 생산 균형 관건…中 규제 승인 여부가 최대 변수
엔비디아가 H200 AI 가속기 칩의 중국 수출 승인 직후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칩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중국 시장의 수요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중 전략을 보여준다. 사진=엔비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가 H200 AI 가속기 칩의 중국 수출 승인 직후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칩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중국 시장의 수요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중 전략을 보여준다.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완화된 H200 인공지능(AI) 칩의 생산 능력 확대를 검토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규제 완화 직후,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이 대규모 주문 의사를 표명하면서 잠재적인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당국의 수입 승인만 떨어지면 엔비디아의 호퍼(Hopper) 아키텍처 기반 최강 AI 칩인 H200을 대규모로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H200이 중국의 국내산 칩 대비 2~3배 높은 연산 성능을 제공하며, 대규모 AI 모델 훈련에 필수적인 '대체 불가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증산 검토와 TSMC의 제약


H200은 TSMC의 4나노 공정으로 제조되며 고용량 HBM3E 메모리를 탑재하는 첨단 칩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전략적 초점을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시리즈와 향후 루빈(Rubin) 플랫폼으로 옮기고 있지만, 중국 고객들의 강력한 수요는 H200 생산에 추가 자원을 배정하거나 신규 생산 라인을 구축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H200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H200은 TSMC의 4나노 공정을 사용하는데, TSMC의 생산 시설은 전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이미 공급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게다가 엔비디아의 내부 전략이 신제품인 블랙웰 및 루빈 라인에 집중되면서, H200의 현재 생산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는 H200 증산 검토와 동시에, 중국향(向) 생산 물량 할당이 미국 내 고객사 공급을 저해하지 않도록 공급망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미국 고객들에게 재차 확신을 주었다.

中 당국, H200 수입 '제한적 허용' 검토


미국 정부가 H200 수출을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선적 경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중국 규제 당국이 아직 H200의 수입을 공식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수출 승인 직후 긴급 회의를 소집하여 H200 수입에 대한 영향을 검토했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논의된 방안 중에는 중국 기업들이 H200을 수입할 때 일정량의 국내산 AI 칩 구매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거론되었다. 이는 해외 첨단 기술 접근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화웨이(Huawei) 등 자국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려는 베이징의 신중하고 이중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국내산 칩과의 현격한 성능 차이 때문에 조건부 수입 승인을 로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H200 증산 계획의 최종 결과는 중국 규제 당국의 결정에 달려 있으며, 이는 향후 미-중 AI 칩 무역 관계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Editor’s Note]


엔비디아의 H200 증산 검토는 '제재 완화'가 곧 '수요 폭발'로 직결되는 AI 시장의 역동성을 보여줍니다. 중국 고객의 강력한 수요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블랙웰로의 전환기에도 중국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게 만듭니다. 동시에 H200 칩에 들어가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수요도 함께 급증하게 되므로, 엔비디아 HBM 공급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간접적으로 큰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기술 냉전 속에서 한국의 메모리 제조사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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