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로봇 개척자 日, 'AI 휴머노이드 붐' 놓쳤다... 中·美에 주도권 내줘

日, 여전히 산업용 로봇 강국... 하지만 AI 인재 부족 및 '성숙한 공장' 집중으로 휴머노이드 혁신에서 뒤처져
中 스타트업, IREX에서 휴머노이드 대거 선보여 국제적 주목... "AI 기반 뇌"와 '규모의 경제'로 日 추격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G1이 일본 유통사 테크셰어가 주최한 부스에서 쿵푸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유니트리이미지 확대보기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G1이 일본 유통사 테크셰어가 주최한 부스에서 쿵푸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유니트리
로봇공학 분야의 오랜 개척자인 일본이 현재 인공지능(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붐의 주도권을 미국과 중국에 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의 로봇들은 여전히 공장에서 용접과 조립 작업을 정밀하게 수행하고 있지만, 중국과 미국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음료 서빙, 권투, 춤 등을 선보이며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있다고 14(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일본: '공장'에 갇힌 로봇공학


12월 초 도쿄에서 열린 제26회 국제 로봇 박람회(IREX)에서도 일본의 가와사키, 파누크, 야스카와와 같은 산업 로봇 대기업들은 여전히 공장 작업 시뮬레이션에 중점을 둔 거대한 산업용 로봇 팔 부스로 주도적인 입장을 보였다.

산업 조사 기관 트렌드포스는 이를 "일본이 통합, 배포, 투자 수익률이 잘 이해되는 성숙한 산업 응용에 지속적으로 중점을 두고 있음을 강조한다"고 해석했다.

일본은 1960년대 WABOT-1을 시작으로 2000년대 혼다의 ASIMO와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 등 초기 인간형 로봇 실험에서 세계를 선도했으나, 이들 프로젝트는 수익성 부족과 수요 부진으로 개발이 중단되거나 생산이 종료되었다.

테크셰어 사장 타카아키 시게미츠는 "일본의 휴머노이드는 이미 35년 전부터 춤을 추고 있었지만, 산업 작업에 기여하지 않고 오락에만 기여했다"며 대중의 관심이 결국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AI '뇌'가 가져온 격차


현재의 휴머노이드 붐과 일본의 과거 실험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AI로 구동되는 '뇌'의 유무다. 이전 세대의 일본 로봇들이 미리 프로그래밍된 동작에 의존했다면, 오늘날의 휴머노이드는 스스로 학습하고 보다 일반적인 능력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즈호 은행의 수석 연구원 탕 진은 중국의 강점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째, 디지털 경제의 질적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개발과 깊은 AI 인재 풀이며, 둘째, 광범위한 국내 시장으로 풍부한 실전 교육 시나리오를 제공한다.

반면, 일본의 대학 시스템은 오랫동안 제조업이 주도하는 공학 학부에 집중되어 있어 AI 인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국제 로봇 연맹(IFR)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전 세계 생산량의 38%를 차지하는 등 전통 로봇 분야에서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성공이 오히려 전략적 전환을 어렵게 만들었다.

중국의 공세와 '규모의 경제'


이번 IREX에서는 84개 출품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중국의 참여가 두드러졌으며, 특히 유니트리(Unitree), 갤봇(Galbot), 로보테라(Robotera) 등 비교적 젊은 중국 스타트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거 선보여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유니트리의 로봇들은 음료를 제공하거나 쿵푸와 춤을 시연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중국 정부는 2015년에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로봇공학을 전략적 우선순위로 내세웠다.

그 결과, 2024년까지 중국은 전 세계 수요의 54%를 차지하는 29만5000대의 산업용 로봇을 설치했으며, 국내 공급업체가 현지 시장의 57%를 차지하며 외국 경쟁자를 처음으로 제쳤다.

탕 연구원은 "중국의 전국 산업 정책은 규모 확대에 매우 효과적이다"라며, 이 접근법이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로봇 산업 활성화를 위해 8월에 교토 휴머노이드 협회를 설립하고, 가와사키가 재난 구조용 휴머노이드 칼레이도의 최신 버전을 선보이는 등 뒤늦게 추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모건 스탠리는 "산업은 장기적인 잠재력을 실현하기 전에 상업화 검증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