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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핵융합 발전 난제 풀었다... 플라스마 '장거리 패스' 열손실 원리 규명

NIFS, 세계 최대 LHD 활용 1억 도 플라스마 급격한 열 방출 비밀 해독
미식축구팀 비유 "달리는 게임 아닌 장거리 패스" 찰나의 순간에 열 전달
난류가 원자로 멀리 떨어진 영역 연결 확인... 미래 핵융합로 안정화 전략 제시
일본 국립 핵융합과학연구소(NIFS)의 연구팀이 핵융합로 내부에서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발견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국립 핵융합과학연구소(NIFS)의 연구팀이 핵융합로 내부에서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발견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세계 최대 초전도 플라스마 가둠 장치를 운용하는 일본 국립 핵융합과학연구소(NIFS) 연구팀이 핵융합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열 손실의 원리를 밝혀냈다고 과학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IFS의 이번 발견은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를 가로막았던 오랜 난제를 해결할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수십 년 동안 물리학자들은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가 핵융합로 중심부에서 차가운 가장자리로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속도로 방출되는 현상, 즉 '기이한 현상'에 의문을 품어왔다. NIFS 연구팀은 이 비밀이 플라스마 난류의 역동적인 움직임에 있음을 규명했다.

플라스마 난류, '장거리 패스'로 열 전달


연구팀은 핵융합에 필요한 1억 도 이상의 고온 플라스마를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를 이 난류의 새로운 작용 방식에서 찾았다. 일반적인 물리학 법칙에 따르면 열은 뜨거운 중심부에서 가장자리로 천천히 확산되어야 하지만, 실험 결과 열이 자기 격납장을 거의 순식간에 통과하는 현상이 반복해 관찰되었다.

NIFS 연구진은 대형 헬리컬 장치(LHD)를 활용해 이 문제의 원인이 특정 유형의 '매개체' 난류임을 파악했다.

연구팀은 플라스마의 행동을 스포츠에 비유해 설명했다. 과거에는 난류가 마치 선수가 공을 안고 달려가는 것처럼 열을 점진적으로 전달하는 '달리는 게임' 방식만을 고려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마에는 '열 전달' 기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로 노심이 가열된 직후, 이 매개체 난류는 1만분의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원자로의 멀리 떨어진 영역들을 연결했다. 이는 마치 미식축구팀의 장거리 총알 패스처럼, 열이 그 사이 공간을 통과해 가장자리에 즉시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장거리 패스' 메커니즘이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다

연구팀은 이처럼 찰나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표준적인 관찰 방법을 넘어섰다. 플라스마에 짧고 강렬한 가열 펄스를 가하고, 마이크로초 수준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고정밀 진단 도구를 사용했다.

데이터는 명확한 인과관계를 보여줬다. 가열 펄스가 짧을수록 매개체의 난류가 강화되어 열 손실이 가속화되었다. 이는 난류가 단순히 혼란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열을 국소적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멀리 떨어진 지역을 연결하는 이중 역할을 수행하는 복잡한 시스템임을 확인시켜 준다.

핵융합 실현을 위한 새로운 전략 제시


이번 획기적인 발견은 단순히 열 손실을 관찰하는 것을 넘어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이제 '긴 통과' 현상을 일으키는 특정 난류를 제어할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다.

엔지니어들이 이러한 매개체 난류를 완화할 수 있다면, 플라스마를 더 느리고 관리하기 쉬운 상태로 되돌려 놓아 열을 더 오랫동안 핵 내부에 가둘 수 있다. 이러한 수준의 제어는 핵융합을 실현 가능하고 무한한 에너지원으로 만들기 위한 결정적인 단계가 될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가설로만 제시되었던 매개체 경로에 대한 최초의 명확한 실험적 증거를 제공하며, 플라스마 물리학의 핵심 이론적 예측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이 동시적인 장거리 반응은 해류나 대기 패턴 등 다른 자연 시스템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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