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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일본 3강’에서 내려오다...日 자동차 산업 구도 재편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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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자동차 및 로고. 사진=로이터

혼다가 일본 세계 판매 순위 3강에서 내려오며 일본 자동차 산업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대두됐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일본 자동차 산업의 간판 ‘토요타·닛산·혼다’라는 메이저 메이커 3강 체제가 완전 붕괴되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그 원인과 향후 흐름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다.

전략적 취약성이 드러난 ‘3강’ 체제 붕괴


최근 닛케이 등 일본 경제지에 따르면, 혼다는 2025년 하반기 세계 판매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166만 대로 하락, 일본 세계 판매 순위에서 기존 2위에서 4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 자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호조를 보인 스즈키가 차지할 것으로 집계됐다.
혼다의 하락세는 북미 생산 대폭 감소가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원인은 반도체 조달이 한 기업에 집중되어 있던 공급망의 취약성에 있다. 혼다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중국 자본의 반도체 제조사 넥스페리아의 출하 중단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로 인해 북미 판매가 당초 예상보다 11만 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 기준 1500억 엔이 하락할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5500억 엔인데, 이는 리만브라더스 사태 이후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혼다의 공급망 구조와 전략 취약성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스즈키는 인도 시장 성장에 힘입어 일본 업체 중 글로벌 판매 2위로 도약했다. 오랜 기간 동안 전략적으로 핵심 판매 시장을 신흥국으로 옮긴 결과다. 이는 세계 정세 변화에 혼다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기술 개발의 세계 시장 구도 변화


혼다는 기술 개발 전략에도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기술 개발 환경은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인해 격변의 시기를 거치고 있다. 이에 따라 CO2 규제 강화, 전기차(EV)나 하이브리드차(HV) 개발의 시장 비대칭적 전개로 인해 단일 파워트레인 의존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기술 개발에서 주기 단축과 투자액 증가가 필수적이며 차량용 반도체 조달망을 광범위하게 분산시는 한편 국가를 막론하고 자율적이며 협력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차급과 연비, 가격대 차이도 다양화되는 한편 시장별로 요구되는 니즈가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혼다는 이런 시장 다양성과 위기 관리 대응력에 대한 부족이 두드러지고 있다. 혼다는 2040년까지 세계 차량 판매 시장에서 전기차(EV)와 연료전지차(FCV)로 전환하는 '엔진 탈피'를 내걸었다. 그러나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전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정 분야에 개발 기술을 집중시키면 다중 기술에 대한 동시 투자가 어려워지고, 집중 대상이 아닌 기술이 후퇴해 적절한 대응을 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는 전방위 전략을 펼치는 토요타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혼다의 하이브리드(HV)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V) 등 중간 기술의 개발 우선순위 하락은 각국 정책과 북미 수요 변동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세계 시장 1위를 굳건히 차지하고 있는 토요타와 확연히 차이나는 부분이다.

이는 혼다가 북미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로 인해 발생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혼다의 2024년 북미 4륜차 판매량은 165만 대로 전체의 약 45%를 차지하지만, 현지 생산 비율은 70% 수준에 그쳤다. 이로 인해 판매와 생산의 집중화와 전기차(EV) 분야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선행됐고, 이것이 다른 분야의 연구개발을 축소시키는 악순환도 발생했다.

결국 인도 및 아세안(ASEAN) 시장용 소형차 경쟁력 저하가 이어졌고 글로벌 수익 편중이 심화됐다. 결과적으로 혼다의 세계 시장 전략은 시장 대응력과 위기 대응력에 취약점을 드러낸 결과로 이어졌다.

EV 편중 전략의 취약성


당초 혼다의 EV편중 전략은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혼다의 강점은 승용차뿐만 아니라 △소형차 △이륜차 △관련 엔진 기술 △파워 등 다양한 기술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EV전환이라는 전략은 다소 뜬금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느 시장에 자원을 집중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전략적 범위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각 기술을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V 편중 전략은 시장 적합성을 저하시켜 변동성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결과로 이어졌다.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는 공화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HV 수요가 높아졌고 중국 시장에서도 EV 판매가 역풍을 맞았다. 이런 와중에 혼다는 EV집중화로 인해 소형차 라인업을 정리하며 인도 시장에서 급성장한 스즈키의 독주를 지켜봐야만 했다.

소형차·이륜차 축 재구축 필요...혼다의 앞날은


결과적으로 혼다는 북미 의존도 45%를 30% 이하로 떨어뜨리는 한편 인도·아세안 등 신흥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적 전환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혼다의 자랑인 기술연구소의 강점을 살려 소형차·이륜차를 축으로 한 ‘저비용·고회전’ 모델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EV 투자 단계적 재분배와 HV·PHV 개발 재강화도 필요할 전망이다. 이륜·소형차용 플랫폼 및 기반 기술을 다양한 사륜 EV에 응용하고,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공통화로 개발 부담을 경감하는 전략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5년 후 시장 분산형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단일 기술·단일 시장 의존 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나 제도 변동에 취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10년 후에는 EV·HV·저가 엔진차의 복선화가 정착되며, 전방위형 기업과 특화형 기업의 양극화가 진행된다는 분석도 있다.

일반적으로 전방위형 기업은 다수 기술에 대한 투자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고, 특화형 기업은 강점 분야에서 고수익을 유지한다. 과연 혼다는 특화형이 될 것인지, 전방위형으로의 복귀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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