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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튀르키예에 80억 파운드 전투기 수출…"푸틴에 대한 NATO 단결 메시지"

타이푼 20대 판매 계약 체결…英 20년 만에 최대 전투기 거래, 튀르키예는 첫 美 외 도입
스타머 "유럽·NATO 강함 보여줘"…英 북서부에 2만개 일자리 창출 기대
영국 왕립 공군의 타이푼 전투기가 영국 상공을 비행하는 벨기에 공군 수송기를 요격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왕립 공군의 타이푼 전투기가 영국 상공을 비행하는 벨기에 공군 수송기를 요격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이 튀르키예에 80억 파운드(약 14조3000억 원) 규모로 타이푼 전투기 20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NATO의 장기적 단결을 보여주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고 2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8일 앙카라에서 합의한 이 계약은 2017년 이후 BAE 시스템즈가 제작한 타이푼의 첫 신규 주문이다. 이는 영국의 거의 20년 만에 최대 전투기 거래이며, 튀르키예가 미국 외 국가로부터 전투기를 구매하는 첫 사례다.

스타머 총리는 튀르키예 수도로 향하던 중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유럽과 NATO의 강함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신호"라며 "튀르키예는 NATO의 남동부 측면에 필수적이며 따라서 푸틴에게 NATO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유로파이터 합의를 두 긴밀한 동맹국으로서 전략적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로 본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국방장관 야사르 귈러는 블룸버그에 튀르키예가 카타르로부터 중고 유로파이터 12대와 오만으로부터 12대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튀르키예와 영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에서 미국이 유럽 안보 보장자로서의 전통적 역할에서 후퇴하는 신호를 보낸 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튀르키예에게 이 거래는 공군력을 강화하고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법이다. 튀르키예는 이전에 의존했던 록히드 마틴의 F-35 스텔스 전투기 프로그램에서 제외됐다.

미국과 튀르키예의 관계는 튀르키예가 러시아 방공 시스템을 구매한 후 최근 몇 년간 긴장됐고, 이는 미 의회 제재로 이어졌다.

이 거래는 스타머 행정부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영국 방산 수출을 늘리는 최신 계약이다. 지난 8월 영국은 노르웨이 해군에 26형 호위함을 공급하는 100억 파운드 계약을 확보했다.
타이푼 패키지는 영국이 국방 및 안보 역량을 외교적 이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 경우 NATO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푸틴과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를 긴밀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영국 국방장관 존 힐리는 앙카라에서 블룸버그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푸틴에 대한 신호는 이것이 튀르키예가 NATO에 대한 헌신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비행기에 관한 거래 이상이다. 이것은 비행기뿐만 아니라 파트너십에 관한 것이며 영국-튀르키예 관계의 심화와 강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F-16 전투기 인도 지연과 F-35 프로그램 제외 속에서 이 거래는 튀르키예가 자체 개발 중인 칸 전투기를 개발하는 동안 공군력을 강화할 수 있게 한다. 튀르키예는 또한 세계적 수출국이 된 부문인 드론의 국내 생산도 확대하고 있다.

튀르키예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영국은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과 함께 유로파이터 타이푼 프로그램의 4개 파트너 중 하나인 독일의 반대를 극복해야 했다. 독일의 이전 연립정부는 인권 문제를 이유로 튀르키예 주문을 막았지만, 영국 장관과 관리들의 로비 끝에 올여름 거부권을 철회했다.
힐리 장관은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근 몇 달간 귈러 장관과 20번 이상 대화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이 거래가 향후 10년간 영국 북서부에 2만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의 최근 방산 수출 계약에 대해 "여기서 패턴을 보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역량 제공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협력하기 위해 영국과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7월 독일과 생산 증대를 위한 협력 협약도 포함된다.

영국의 이번 거래는 브렉시트 이후 경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가운데 방산 수출을 중요한 성장 엔진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동시에 NATO 내에서 영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러시아 위협에 대응하는 유럽 안보 협력을 주도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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