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크로마토그래피 기술로 '정제 병목' 해소…美 API 공급망 확보
韓 세종 2.6억 달러 투자와 연계, 2026년 가동…韓·美 생산 시너지
韓 세종 2.6억 달러 투자와 연계, 2026년 가동…韓·美 생산 시너지
이미지 확대보기SK그룹의 세계적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인 SK팜테코가 미국 내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생산 거점 확대에 나선다.
SK팜테코는 2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코르도바 공장에 610만 달러(약 87억 원)를 투자, 고체상 펩타이드 합성(SPPS)과 정제를 위한 신규 실험실과 CGMP(미국 우수 의약품 제조와 품질 관리 기준)급 킬로스케일 설비를 확장 구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미국 현지의 펩타이드 개발 수요 증가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미국 내 원료의약품(API)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팜테코가 보유한 자체 고도의 크로마토그래피(물질 분리·정제 기술) 전문성을 신규 설비와 결합, 업계의 고질적 난제로 꼽히는 '정제 병목 현상'을 극복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美 바이오 제약 헌신…현지 공급망 회복력 높일 것"
이번 증설은 최근 세계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에서 '미국 내 제조' 역량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크다. 알그림 CEO는 "우리는 고품질의 안정적인 미국 내 제조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번 투자와 앞으로 있을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많은 기업이 미국 내 생산 능력 확대를 공언하고 있지만, SK팜테코와 같은 CDMO는 현재와 미래 모두 공급망에서 여전히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우리의 강화된 네트워크는 신약 발견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과정을 가속하고, 미국 내 제조의 회복탄력성을 높여 환자에게 필수 의약품을 더 신속하게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제 병목' 기술로 해결…韓 세종 이은 '韓·美 시너지'
SK팜테코의 이번 신규 투자는 실험실 규모부터 킬로 규모까지 빠르고 안정적인 펩타이드 공정 개발에 필요한 전 과정을 제공, 핵심인 정제 단계까지 아우르는 '완전한 펩타이드 공정 개발 경로'를 미국 현지에 구축한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SPPS 기술의 핵심이 복잡한 분자를 높은 순도로 대량 생산하는 공정에 있지만, 이 과정의 불확실성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아 기술 병목과 공급 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팜테코는 이러한 공정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데 주력, 이번 통합 생산 역량 확보가 업계 난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미국 시설 확장은 SK팜테코가 2억 6000만 달러(약 3700억 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한국 세종시의 대형 소분자·펩타이드 생산 시설과도 연계된다. 이는 기존 한국 투자에 더해 미국 내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적 확장으로, 상호 보완을 통한 상승 효과가 전망된다.
신규 설비는 단계적으로 가동된다. 랜초 코르도바 공장의 신규 실험실은 2026년 1월에, 킬로스케일 생산 설비는 2026년 하반기에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한편 SK팜테코는 미국, 유럽, 한국에 걸쳐 생산 기지와 연구개발(R&D), 분석 실험실을 갖춘 세계적인 CDMO 기업이다. 의약품 원료와 생명공학 분야를 지원하는 전문 기업으로 전 세계 바이오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원료의약품(API)과 중간체, 세포·유전자 치료제 기술, 등록 원료(RSM) 등을 위탁 생산하며 관련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SK그룹의 전략 투자 지주회사인 SK㈜의 자회사다. 이번 투자는 미국 내 펩타이드와 바이오 의약품 개발·제조 능력을 크게 강화하는 중요한 진전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