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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TSMC, 애리조나서 블랙웰 AI 칩 생산 시작

'메이드 인 USA' 최첨단 AI 칩 대량생산 첫 개시
TSMC, 2나노 칩 생산 앞당기고 투자 확대 계획
엔비디아 CEO 젠슨 황(가운데 오른쪽)이 TSMC의 애리조나 시설에서 블랙웰 생산을 시작했음을 알리고 있다. 사진=엔비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 CEO 젠슨 황(가운데 오른쪽)이 TSMC의 애리조나 시설에서 블랙웰 생산을 시작했음을 알리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가 주요 파트너인 대만 반도체 제조 대기업 TSMC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진보된 블랙웰 AI 칩의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고 1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엔비디아 창립자이자 CEO인 젠슨 황은 18일 애리조나에 있는 TSMC의 첨단 생산 현장을 견학한 후 이 사실을 발표했다.

황 CEO는 "이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역사적인 순간이다. 최근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단일 칩이 이곳 미국에서 가장 진보된 공장인 TSMC에 의해 미국에서 제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국가를 재산업화하고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이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제조 산업이자 가장 중요한 기술 산업"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TSMC의 본거지인 대만 이외 지역에서 가장 진보된 칩 시설인 애리조나 공장의 1단계는 2024년 말 양산을 시작했다. 애플, 엔비디아, AMD가 공장의 첫 번째 고객이다. 새로운 지역에서 고급 칩 생산을 확립하고 검증하려면 오랜 검증 및 미세 조정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인텔도 가장 진보된 기술인 18A 노드 칩을 애리조나에서 생산에 투입한 상태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자급자족 능력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황 CEO의 TSMC 애리조나 공장 방문은 TSMC가 미국에서 최첨단 2나노미터 칩 생산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한 직후에 이루어졌다. TSMC 회장 겸 CEO 웨이청자오는 AI 칩 수요로 인해 추가 성장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하며, 또 다른 넓은 토지를 확보해 1650억 달러 투자 약속을 넘어 확장하겠다는 회사의 의도를 시사했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의 CEO 레이 청은 미국에서 블랙웰과 같은 첨단 칩을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은 "이정표"이며, 이 분야에서의 성공은 엔비디아와의 3년 파트너십 덕분이라고 말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으로, 이전 세대인 호퍼(Hopper)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돼 있으며, Chat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의 핵심 하드웨어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웰 칩은 TSMC의 최첨단 공정 기술로 제조되며, 수백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된 초고집적 반도체다. 이러한 첨단 칩을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은 미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역량이 크게 향상됐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이후 첨단 반도체의 국내 생산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제조는 대만과 한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안보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CHIPS법을 통해 반도체 제조 시설 유치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TSMC는 이 지원을 받아 애리조나에 총 1650억 달러를 투자해 3개의 첨단 팹(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다.
TSMC의 미국 투자 확대는 대만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 세계 첨단 반도체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대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글로벌 공급망의 최대 리스크로 지적돼왔다.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이러한 리스크를 분산하는 동시에,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기술 주권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미국 생산 확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핵심 사례"라며 "AI 붐으로 첨단 칩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면서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TSMC는 일본과 독일에도 공장을 건설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다만 가장 첨단 기술은 여전히 대만 본사에 집중돼 있으며, 해외 공장에서는 단계적으로 기술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2나노 칩 생산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판도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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