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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日 총리, 퇴임 전에 '패전 이후 80년' 소회 밝힐 예정

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임 의사를 공식 표명하며 씁쓸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임 의사를 공식 표명하며 씁쓸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다음 달 퇴임하는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태평양전쟁 패전 80년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 지지통신 등 일본 외신은 24일 이른바 ‘전후 80년 견해’ 표명을 놓고 저울질을 해 왔던 이시바 총리가 다음 달 4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퇴임 직전 발표를 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비참한 전쟁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난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게 된 경위와 당시 국내 정치 상황 등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왔다.

산케이는 “자민당 총재 선거전에서 전후 80년 견해에 대한 찬반이 의제에 오를 수 있어 어느 시기에 발표하더라도 파장은 불가피하다”며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퇴임 직전으로 잡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시기적으로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총리 선출 투표가 진행되는 일정까지 고려하면 해당 견해 발표 시기는 10월 중순 경이 될 전망이다.

일본 외신은 이시바 총리가 정리 중인 전후 80년 견해 내용이 군부에 대한 문민 통제 실패에 따른 전쟁 발발에 대한 담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 전 군부의 통수권이 확대 해석되면서 문민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던 점과 현행 헌법 하에서 자위대의 지위 설정 등에 관해 언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부추겼던 여론과 언론의 실상에 대해서도 검토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7·20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보수 포퓰리즘이 확산한 것과 관련해 주변에 “이대로는 같은 잘못이 되풀이된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패전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에 대한 ‘반성’과 ‘부전(不戰·전쟁하지 않음)에 대한 결연한 맹세’를 언급했다.

다만 이런 견해가 그동안 보수 일색이었던 일본의 전후 관련 입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미지수다. 역대 일본 총리들은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담화를 발표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를 통해 “미래 세대에게 사과를 계속해야 하는 숙명을 지우게 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는 등 자민당 보수 인사들은 반복적인 사과가 불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는 당내 반발 등을 고려해 각료회의 결정이 필요한 전후 담화를 포기하고, 사퇴를 표명한 뒤 개인 입장에서 견해를 표명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지지통신은 “담화에서는 전 총리들이 표명한 견해에 대해 역사적으로 인식을 계승한다는 의견이 담길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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