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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8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감소...일회성 현상인가 추세 변화인가

전년 대비 15.2% 감소한 794만 톤, 브라질·인도네시아산 급증으로 상쇄
미국 제재 압박 속 중국 수입업체들 노출 제한 움직임, 대미 수입은 3개월째 중단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 와이댜오섬 앞바다의 석유 터미널에 있는 원유 유조선의 조감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 와이댜오섬 앞바다의 석유 터미널에 있는 원유 유조선의 조감도. 사진=로이터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8월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한 794만 톤을 기록했지만, 다른 국가로부터의 구매 급증으로 전체 수입량은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고 2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 22일 발표된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 다른 파트너로부터의 수입 증가가 러시아산 감소를 상쇄했다.

브라질에서 50.4% 증가한 519만 톤, 인도네시아에서 거의 90배 증가한 266만 톤을 포함해 다른 파트너로부터의 수입이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의 8월 총 원유 수입량은 4949만 톤으로 전반적으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으며, 작년보다 0.8% 소폭 증가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감소 원인에 대해서는 분석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다. 에너지 정보 회사 보르텍사의 엠마 리 수석 시장 분석가는 "8월 러시아에서 원유 흐름이 줄어든 것은 주로 주요 생산 현장의 유지보수로 인한 일회성 변동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 극동지역의 사할린-1 프로젝트는 8월에 유지보수가 예정되어 수출 지향적 원유 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침 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8월 데이터는 7월과 같은 몇 달 동안 추세를 거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 이후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가 꾸준히 감소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여전히 중국의 주요 원유 공급원이지만,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첫 8개월 동안 러시아로부터의 수입량은 8.6% 감소했다. 전체 수입량은 소폭 증가했음에도 러시아산만 감소한 것이다.

침 리 분석가는 "중국 수입업체들은 특히 미국이 러시아 석유 구매자에 대한 징벌적 조치를 위협한 이후 제재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미국은 러시아와의 석유 무역을 이유로 러시아 석유의 두 번째 큰 구매자인 인도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9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산 석유 구매가 모스크바의 우크라이나 침공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된다고 거듭 주장한 후 서방 동맹국들에게 러시아산 석유 구매에 대해 중국에 집단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거듭된 공개 발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10일 만료될 중국과의 취약한 무역 휴전 속에서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어 지금까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꺼려해 왔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미국산 원유 수입은 이전에 중국 전체 공급량의 작은 부분에 불과했지만, 중국은 6월부터 미국으로부터의 구매를 중단했다. 침 리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여전히 미·중 관계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며 "양측 사이에 주요 무역 협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지속적인 회복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와 시진핑 국가주석은 무역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 양대 경제대국 대표단이 며칠 전 마드리드에서 새로운 회담을 위해 만난 후 9월 20일 전화 통화를 했다. 하지만 통화 이후 자세한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의 원유 수입 패턴 변화는 지정학적 요인과 경제적 고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러시아산 의존도를 줄이면서 공급원을 다변화하려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과 미국의 제재 압박에 대한 대응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향후 미·중 무역 협상 진전 여부와 러시아 관련 제재 강도에 따라 중국의 원유 수입 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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