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초점] 그룹14, SK 합작 韓 공장 완전 인수…실리콘 음극재 독자 생산체계 구축

SK 주도 4.6억 달러 투자 유치 성공…누적 투자액 10억 달러 돌파
미국·한국·유럽 3각 생산축 완성…차세대 배터리 공급망 주도권 겨냥
실리콘 음극재 기업 그룹14가 SK㈜ 주도로 4억63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하고 한국 공장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그룹14는 미국, 한국, 유럽을 잇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 3각 생산축을 완성했다. 사진=EV리포트이미지 확대보기
실리콘 음극재 기업 그룹14가 SK㈜ 주도로 4억63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하고 한국 공장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그룹14는 미국, 한국, 유럽을 잇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 3각 생산축을 완성했다. 사진=EV리포트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소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 워싱턴주에 본사를 둔 실리콘 음극재 분야의 선도 기업 '그룹14 테크놀로지스'가 세계 생산 능력 강화를 위한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20일(현지시각) 악시오스, EV리포트 등 외신에 따르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흑연을 대체·보완하는 혁신 소재 기업인 그룹14는 SK㈜가 주도한 시리즈 D 투자에서 4억6300만 달러(약 6473억 원)를 유치하고, SK㈜와 합작해 설립한 한국 상주 배터리 활물질(BAM) 공장의 지분 전량을 인수해 완전한 소유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룹 14는 SK머티리얼즈와 SK 머티리얼즈그룹14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기존 음극재에 비해 충전용량이 크고 충전 속도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 연구, 개발, 생산 판매를 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실리콘 음극재에 대한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이자, 포르쉐, ATL, 캐나다 연기금 오머스(OMERS) 등 세계 유력 기업들이 그룹14의 기술력을 인정한 사례다. 이번 투자 유치로 그룹14가 현재까지 확보한 총 누적 투자액은 10억 달러(약 1조3900억 원)를 넘어섰다. 그룹14는 확보한 자금으로 주력 제품인 'SCC55®'의 생산을 확대해, 100곳이 넘는 전기차와 첨단 전자제품 고객사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제공할 계획이다.

◇ 아시아 시장 교두보, 상주 공장 100% 독자 운영


그룹14가 이번에 소유권 100%를 확보한 경상북도 상주 공장은 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이다. 2021년 SK㈜와 합작으로 출발한 이 공장은 전기차 약 12만 대 이상에 탑재할 수 있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SCC55® 생산 능력을 갖췄다. 지난해 9월 상업 생산을 시작한 이 공장의 완전 인수로 그룹14는 세계 최대 배터리 공급망의 중심지인 아시아에서 직접 생산 체계를 갖추고 기술과 생산 운영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CATL 등 세계 전지(셀) 제조사로 공급을 확대할 전망이다.

그룹14의 세계 사업 확장은 한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미국(자국 공급망 주도권), 한국(아시아 배터리 고객사 거점), 독일(유럽 가치사슬 지원)을 중심으로 세계 3대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본사가 있는 미국 워싱턴주에 공장 2곳을 운영하는 한편, 유럽 시장을 겨냥해 독일에 실리콘 음극재의 핵심 전구체인 실란 가스 공장을 건설하며 유럽 안에서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 주행거리 늘리고 충전속도 줄인 'SCC55®'…흑연 대체할까


그룹14의 대표 제품인 SCC55®는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를 최대 50% 이상 높이면서도 빠른 충전 속도와 긴 수명을 유지한다. 이 기술은 전기차 주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충전 시간은 단축해달라는 시장의 핵심 요구를 충족시켜, 95% 이상 흑연에 의존하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의 차세대 표준으로 부상할 잠재력을 지녔다.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와 한국 공장 인수로 그룹14는 상용화를 넘어 세계 대형 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주자로 진입했다. 아시아 공급망을 직접 통제하고 미국과 유럽으로 생산 거점을 다변화해,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했다. 그룹14는 미국, 한국, 유럽을 잇는 삼각 축을 기반으로 다가오는 '실리콘 배터리 시대'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