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초지능 개발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인재 유치에 나섰다. 초지능이란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AI)을 말한다.
28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지난 4월 인공지능(AI) 개발 콘퍼런스에서 메타의 새로운 AI 모델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치자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인정하고 곧바로 최고경영진들과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후 메타는 생성형 AI를 총괄하던 부사장을 물러나게 하고 AI 스타트업 ‘스케일AI’에 14억3000만 달러(약 2조원)를 투자하는 한편, 28세의 스케일AI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영입했다.
◇ 오픈AI 연구원에 1000억원 제안…AI 인재 유치전 과열
메타는 경쟁사 오픈AI 소속 연구원 45명 이상에게 이직 제안을 보냈고 이 가운데 일부는 1억 달러(약 1380억원)에 달하는 조건의 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최소 4명은 메타행을 수락했다.
앤드루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AI 인재의 시장 몸값은 내 20년 경력 중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자사 연구원에 대한 메타의 스카우트 제안에 맞불을 놓기도 했다”고 밝혔다.
테크 기업들의 이같은 과열 경쟁은 메타뿐만이 아니다. NYT에 따르면 순다 피차이 구글 CEO와 데미스 허사비스 AI 부문 책임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도 직접 나서 수백억원대 제안을 보내고 있다. 인터뷰나 면접 없이 이메일로 고액 계약서를 보내는 일도 흔하다고 한다.
◇ 메타, ‘라마 전략’ 수정 검토…“초지능 전담 연구소 출범”
한편, 메타 내부에선 자사의 오픈소스 AI 모델 ‘라마(Llama)’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오픈AI나 앤트로픽 등의 폐쇄형 모델 활용을 검토하는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메타 측은 “라마 개발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며 올해만 추가 모델을 다수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올해 AI 조직을 1000명 이상 규모로 확대했다. 그러나 개발 속도 부진과 성능 논란으로 내부 갈등도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4월 발표된 라마 후속 모델은 “성능이 경쟁사보다 우월하다”는 메타 측 주장에도 불구하고, 외부 연구진들 사이에서는 “자체 평가 기준이 조작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초지능 전담 연구소 신설을 주도하며 일리야 수츠케버 전 오픈AI 수석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거절했지만 스케일AI 창업자인 왕을 비롯해 여러 스타트업의 핵심 인사들을 메타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수츠케버가 창업한 신생 기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의 CEO 다니엘 그로스와 파트너 내트 프리드먼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 “AI 연구원은 1000배 엔지니어”…초지능 개발 총력전
AI 기술력이 글로벌 패권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면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AI 인재를 NBA 선수급 대우로 영입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레플릿’의 CEO 암자드 마사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10배 개발자’가 아니라 AI 연구원은 ‘1000배 엔지니어’에 가깝다”며 “이런 인재 한 명이 회사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저커버그 CEO가 AI 광고 최적화를 넘어서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가 메타를 AI 초강국 반열에 올리기 위한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