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세계 최대 IPO 시장으로 부상, 127억 달러 자금 조달
중국 본토 대기업 홍콩 상장 러시, 소비재 기업들 주도
중국 본토 대기업 홍콩 상장 러시, 소비재 기업들 주도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홍콩에서 공모를 완료한 34개 기업의 신주를 보유할 경우 평균 3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장 첫날 바로 매도해도 10%의 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금(28% 상승)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 홍콩 IPO에 필적할 자산군이 거의 없을 정도의 높은 수익률이다.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유아용품 제조업체 소프트 인터내셔널 그룹으로 3월 상장 이후 216% 급등했다. 이어 듀얼리티 바이오테라퓨틱스(168%), 중국 음료 체인 믹스 그룹(163%)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같은 열풍은 기관 투자자들을 수년간의 후퇴 끝에 아시아 3위 주식시장으로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현지 개인투자자들도 높은 차입비용과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부동산 시장을 떠나 IPO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36세 핀테크 직장인 마크 유씨는 원금의 10배에 해당하는 마진 파이낸싱을 활용해 인기 IPO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참여한 7개 IPO 중 6개에서 주식을 배정받아 평균 10%의 수익을 기대하며 거래 첫날 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IPO 시장의 부활은 중국 본토의 대기업들이 홍콩 상장을 서두르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 중국 최대 제약회사 장쑤 헝루이 제약, 조미료 제조업체 포산 하이티안 등이 잇따라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2018~2019년 기술기업이 주도했던 이전 IPO 붐과 달리, 이번에는 Z세대 소비 증가에 힘입어 전통 부문의 기존 기업과 소비재 기업들이 특징이다. 화장품 제조업체 마오게핑, 장난감 제조업체 블록스 그룹, 보석업체 라오푸 골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IPO 투자 성공은 결코 쉽지 않다. 올해 가장 인기 있었던 블록스의 경우 가용 주식 대비 거의 6000배의 주문이 몰려 성공률이 0.02%에 불과했다. 믹스 그룹은 5000배 이상, 하이티안은 900배 이상의 초과 청약을 기록했다.
30세 미디어 종사자 자넷 린씨는 "더 많은 본토 기업들이 홍콩에 오는 것을 보며 관심을 갖게 됐다"며 "위험 분산을 위해 적은 금액으로 여러 IPO에 신청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약 34개 기업이 홍콩에서 총 998억 홍콩달러(127억 달러)를 조달해 홍콩을 2025년 세계 최대 IPO 시장으로 만들었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약 160개 기업이 IPO 대기 중이며, 이 중 20개 이상이 최소 10억 달러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 같은 붐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